![2018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경기를 앞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10290718470163605e8e9410871751149612.jpg&nmt=19)
‘아이스하키’는 영어 ‘Ice Hockey’를 우리말로 영어 발음대로 옮긴 말이다. 이 단어는 얼음을 의미하는 ‘ice’와 갈고리 모양의 막대기를 뜻하는 ‘hockey’가 합해진 것이다.
영어 어원사전 등에 따르면 ‘ice’는 고대 영어 ‘is’에서 유래한 말이다. 고대 영어에서는 얼음 또는 얼음 조각을 뜻했다. 이 단어는 더 오래된 게르만 조어(Proto-Germanic)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뿌리를 가진 말로는 독일어 ‘Eis’, 네덜란드어’Ijs’, 고대 노르드어 ‘Iss’ 등이 있다. 이처럼 여러 게르만계 언어에서 비슷한 형태가 발견된다는 점은 이 단어가 오랜 언어적 역사를 지녔음을 보여준다. (본 코너 1949회 ‘왜 '아이스 트랙'이라 말할까’ 참조)
옥스퍼드 사전은 영국 영어에서 일반적으로 hockey가 필드하키를 가리키며, 얼음 위에서 퍽을 사용하는 경기는 ice hockey라고 부른다고 설명한다. 반면 북미에서는 아이스하키의 인기가 높아 hockey라는 말만으로도 아이스하키를 가리키는 경우가 흔하다.
아이스하키라는 명칭은 사전 기록상 1880년대 초반에 등장한다. 그러나 얼음 위에서 스틱으로 물체를 치는 경기는 그보다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다.이는 스포츠의 탄생과 그 이름의 정착이 반드시 같은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날 익숙한 아이스하키라는 명칭은 우리나라에서 처음부터 지금의 형태로 정착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수록된 1932년 2월 16일자 동아일보는 동계올림픽 결승전을 보도하면서 기사 제목에 ‘아이스호키엔 加奈陀優勝(가나타우승)’이라고 썼다. 본문에도 ‘冬季(동계)올림픽의아이스,호키决勝戰(결승전)은 加奈陀對米國戰(가나타대미국전)으…’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오늘날의 아이스하키가 당시에는 ‘아이스호키’로 표기되었던 것이다. 과거에는 아이스하키를 공을 이용하는 구기 종목과 비슷하게 이해해 ‘빙구(氷球)’라고 불렀고, 이후 영어 명칭인 아이스하키가 널리 정착하면서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옛 표현이 됐다.
이러한 표기과정은 스포츠 용어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거쳐 한 사회에 정착하는 모습이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본을 통한 서양 스포츠의 수용과 일본식 외래어 발음의 영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스하키라는 익숙한 이름의 역사에는 경기의 전파뿐 아니라, 외국어를 듣고 받아들이고 우리말로 표기해 온 근대 한국어의 변화도 담겨 있다.
얼음 위를 달리는 선수들의 스틱이 퍽을 때리는 순간, 우리는 현대 스포츠의 속도와 박진감을 본다. 그러나 그 이름의 뿌리를 따라가면 굽은 지팡이와 작은 공을 가지고 놀던 오래전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떠올릴 수 있다. 아이스하키라는 세 글자 속에는 얼음 위의 경기만이 아니라, 수백 년에 걸쳐 이어진 놀이와 언어의 역사까지 담겨 있는 셈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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