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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59] 아이스하키는 왜 ‘페이스 오프(Face off)’로 경기를 시작할까

2026-11-07 06:44:54

 아이스하키는 '페이스 오프'로 경기를 시작한다.
아이스하키는 '페이스 오프'로 경기를 시작한다.
축구는 ‘킥 오프(Kick off)’로 공을 차고, 야구는 주심이 ‘플레이볼(Play ball)’로 경기가 시작된다. 농구는 심판이 공을 위로 던지는 ‘점프볼(Jump ball)’로 두 선수 중 한 선수가 공을 치는 것으로 경기에 들어간다. 배구는 ‘서브(Serve)’로 경기 시작을 알린다. (본 코너 205회 ‘야구에서 왜 경기시작 선언을 ‘플레이 볼(Play Ball)’이라고 할까‘, 320회 ’왜 킥오프(Kick Off)라고 말할까‘, 388회 ’왜 점프볼(Jump Ball)이라 말할까‘, 466회 ’서브(Serve)는 본래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이 담긴 말이다‘ 참조)

아이스하키에선 경기 시작을 알리는 말을 ’'페이스 오프(Face-off)'라고 한다. ‘face’는 얼굴이나 마주 보는 것을 뜻하고, ‘off’는 떨어지거나 분리되는 상황을 나타낸다. 두 단어가 결합한 페이스 오프가 어떻게 아이스하키의 경기 재개 방식이 됐을까? 이 용어에는 단순한 스포츠 기술 이상의 언어적 배경이 숨어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1960년대부터 아이스하키에서 페이스 오프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64년 1월5일자 ‘<연세대(延世大(연세대))「팀」과 전고대(全高大(전고대))「팀」이제2「피어리어드」「페이스·오프」되는순간>’ 사진 설명 기사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당시 표기법이다. 오늘날처럼 '페이스 오프'라고 쓰지 않고 '페이스·오프'라고 가운데점을 찍어 표기했다. '피어리어드' 역시 당시 외래어 표기의 흔적을 보여준다.
이 기록은 적어도 1964년에는 페이스 오프라는 용어가 국내 스포츠 언론에서 사용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것이 국내 최초 사용 기록인지는 추가적인 신문 자료 조사가 필요하다. 외국에서 건너온 스포츠 용어 하나가 국내 신문 지면에 등장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선수와 지도자, 팬들에게 익숙한 경기 용어로 자리 잡았다.

어원 사전인 Etymonline에 따르면 스포츠 용어로서의 'Face off'는 1867년부터 동사 형태로 사용된 기록이 있으며, 명사형은 1886년경 등장했다. 당시에는 아이스하키뿐 아니라 라크로스에서도 사용됐다. 특히 이 표현의 초기 스포츠 용례는 라크로스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설명된다.

즉 페이스 오프는 특정 종목의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갑자기 만들어진 말이라기보다, 두 선수가 서로 마주하고 경쟁하는 스포츠 상황에서 형성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스하키의 페이스 오프는 단순히 퍽을 떨어뜨리는 행위가 아니다. 심판이 양 팀 센터 사이에 퍽을 떨어뜨리면 두 선수는 스틱을 이용해 퍽의 소유권을 확보하려 한다. 이때 승패는 단순한 힘겨루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스틱을 놓는 각도, 손의 위치, 발의 자세,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읽는 판단력이 모두 중요하다.

페이스 오프는 경기의 시작뿐 아니라 경기 도중 규정에 따라 경기가 중단된 뒤 다시 시작할 때도 활용된다. 따라서 경기 흐름을 재설정하는 중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오늘날 페이스 오프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정치권의 대립, 기업 간 경쟁, 라이벌의 맞대결, 토론장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논쟁 등을 설명할 때도 'Face-off'라는 표현을 쓴다. 예를 들어 두 정치인이 TV 토론에서 정면으로 맞붙는 상황을 'political face-off'라고 표현할 수 있다.두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도 'business face-off'라고 부를 수 있다.

이는 스포츠 용어가 일반적인 사회적 표현으로 확장된 사례다.사전에서도 페이스 오프의 의미를 아이스하키의 경기 시작 방식과 일반적인 대치·대결 상황으로 함께 설명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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