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5대4, 때로는 5대3의 상황. 선수 한 명이 더 많다는 것은 아이스하키에서 엄청난 이점이다.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를 흔들며 패스 공간을 만들고, 골문 앞에 스크린을 세우거나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시켜 득점 기회를 노린다.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을 파워 플레이라고 말했을까. 영어 단어부터 살펴보자. ‘Power’는 힘과 능력, 영향력을 의미하고 ‘Play’는 경기 또는 플레이를 뜻한다. 직역하면 ‘힘 있는 경기’, ‘힘을 앞세운 공격’ 정도가 된다. 지금의 경기 상황을 생각하면 꽤 적절한 이름이다.
이 사례는 파워 플레이가 우리나라 스포츠 현장에서 반드시 아이스하키 전문 용어로만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히려 힘과 공격력을 앞세운 경기 운영이라는 일반적인 스포츠 표현으로 먼저 접했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같은 영어 표현이라도 종목에 따라 의미는 달라진다. 탁구에서는 상대를 압도하는 공격 스타일을, 아이스하키에서는 페널티 상황에서 확보한 수적 우세를 활용하는 공격을 뜻한다. 결국 파워 플레이는 단순히 한 가지 의미로 번역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스포츠 종목의 특성과 경기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품게 된 용어다.
아이스하키 용어의 역사를 추적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파워 플레이는 1930년대 초반부터 사용된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이 말은 오늘날처럼 반드시 상대 팀이 페널티를 받아 선수가 적어진 상황만을 가리키지는 않았다.
원래는 공격에 더 많은 선수를 투입하는 적극적인 공격 전술을 의미했다는 설명이 유력하다. 당시 아이스하키는 공격에 나서는 선수와 수비에 남아 있는 선수의 역할 구분이 지금보다 뚜렷했다. 공격수들이 전진하는 동안 수비수는 후방을 지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공격 상황에서 수비수까지 적극적으로 전진시키거나, 네댓 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상대 진영으로 몰려드는 공격 방식이 등장했다. 이처럼 평소보다 많은 선수가 공격에 가담해 상대 골문을 압박하는 전술을 파워 플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전술은 반드시 상대의 페널티 상황에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기 후반 뒤지고 있는 팀이 동점을 만들기 위해 공격에 많은 선수를 투입할 때도 파워 플레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즉 처음의 파워 플레이는 선수 숫자 자체보다는 공격에 집중하는 힘과 방식에 더 가까운 개념이었다.
이후 파워 플레이는 아이스하키의 대표적인 경기 용어로 자리 잡았다. 파워 플레이는 이제 단순히 수적으로 유리한 상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그 팀이 얼마나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는지를 함께 나타내는 말이 됐다.
그래서 경기 기록에는 파워 플레이 상황에서 성공한 득점을 ‘파워 플레이 골(Power Play Goal)’이라고 표기하고, 그 상황에서 득점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수비를 ‘페널티 킬링(Penalty Killing)’이라고 부른다.
현대 아이스하키에서 파워 플레이는 더욱 정교해졌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많다고 해서 득점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는 페널티 킬링 전술을 통해 수비 대형을 촘촘하게 유지하고 패스 경로를 차단한다. 공격팀은 퍽의 빠른 순환, 슈팅 각도 확보, 골문 앞 공간 장악, 수비수의 공격 가담 등을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려야 한다. 숫자의 우위를 공간의 우위로 바꾸고, 공간의 우위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결국 파워 플레이의 본질은 한 명이 더 많다는 사실 자체에 있지 않다. 그 한 명의 차이를 얼마나 강력한 공격력으로 전환하느냐에 있다. 이런 점에서 파워 플레이라는 명칭은 꽤 정확하다. 수적 우세를 뜻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공격의 힘과 의지를 상징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파워 플레이는 결국 그것은 한 명이 더 많은 경기가 아니라, 한 명의 우위를 얼마나 큰 힘으로 만들어내느냐의 경기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