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연(28․SK텔레콤)이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 골프클럽(파72․654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코츠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2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이후 2년2개월여 만의 우승이다. LPGA 투어 통산 8승째를 달성한 최나연은 “개막전에서 우승해서 마음의 부담감을 떨쳤다”면서 “앞으로 남은 시즌 잘 준비해 올해는 3승 정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 개막전 우승 축하한다. 지금 심정이 어떤가.
“너무 기쁘다. 우승을 하는 순간 지난 2년여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에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벅찼다. 너무 기쁘고, 엄마가 대회장에 왔을 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줘 더욱 기쁘다.”
(최나연이 LPGA 투어에서 어머니 앞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초반에 리디아 고가 4타 차까지 달아났다. 이후 치열하게 우승경쟁을 했다. 오늘 하루가 무척 길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초반에 리디아가 1번과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리디아가 오늘 잘 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담감보다는 그냥 내 게임 집중해서 하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나 역시 3번홀에서 첫 버디가 나오고, 4번홀에서 운이 좋게 어프로치로 버디를 잡았다. 생각 외로 잘 풀려서 계속 잘 집중할 수 있었고, 그래서 공격적으로 칠 수 있었다. 그리고 장하나도 잘 치는 등 3명이서 같은 조에서 경쟁을 했기에 더욱 잘 친 것 같다.”
- 후반 15번홀에서 1m 버디 찬스에서 오히려 보기를 범했다. 당시 상황은.
- 17번홀에서는 티샷이 왼쪽으로 말리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어제, 오늘 16번과 17번홀에서 자꾸 같은 자리로 티샷 미스를 했다. 긴장을 하거나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그런 샷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그 두 홀에서 그랬던 것 같다. 드라이버부터 욕심을 부렸다는 게 사실 프로로서 창피한 말이다. 15번홀에서 보기를 한 영향이 다음 홀까지 영향을 미쳤고, 17번홀에서도 그런 실수를 한 것 같다. 하지만 17번홀에서 다시 역전이 돼서 그런지 18번홀에서는 편하게 쳤다.”
- 17번홀에서 리디아가 더블보기를 하면서 1타 차 역전에 성공했다.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에 올라갈 때 느낌은 어땠나.
“18번홀에서 리디아가 2온을 시도할 줄 알았다. 그 결과를 보고 나도 2온을 시도할 지, 끊어서 3온으로 그린을 공략할 지 결정하려고 했다. 리디아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 쪽으로 간 걸 확인한 후 안전하게 파 전략으로 임했다. 나는 리디아가 버디를 잡으면 연장에 갈 각오였고, 리디아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했다. 그런 면에서 리디아는 심리적 압박이 심했을 것이다. 그린에 올라올 때까지도 긴장을 했다. 하지만 리디아가 세 번 샷을 홀 반대편으로 날렸을 때 조금 안심했다. 그리고 그린 뒤편에 한국선수들이 내가 우승할 줄 알고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고마웠다. 우승 퍼트를 놓은 그 순간에는 정말 울컥했다. 그런데 샴페인을 맞는 순간 너무 추워서 그런 감정이 다 사라졌다.”
- 투어 생활 중 개막전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출발이 좋은데 올해 몇 승을 목표로 하고 있나.
“원래 사인을 하면 숫자 13을 그려 넣는다. 그런데 2012년에 스윙잉스커츠(KLPGA 투어)에서 우승한 후 계속 13에서 멈춰 있었다. 올해가 2015년이다. 그래서 최소 15승까지는 하고 싶다. 그리고 말한 대로 개막전에서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제 우승을 했으니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 아직 대회가 30개 정도 남았으니까 체력관리를 잘 하면서 좋은 성적 거두도록 하겠다.”
- 원래는 몇 승이 목표였나.
“욕심 좀 내면 올해 3승이 목표였다. 벌써 1승을 했기 때문에 2승 정도 더 하면 최고의 시즌이 될 것 같다. 몇 가지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경기력이 많이 향상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체력훈련 덕인 것 같다. 이번 시합에서는 아침에도 계속운동을 했다. 그런 점(체력관리)에 중점을 두고 시즌을 이어나갈 것이다.”
- 캐디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은데.
“캐디도 선수 출신이다.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유러피언 투어를 꿈꾸던 선수였다. 2013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처음으로 잠시 함께 했다. 당시 2등을 했다. 이후 마음도 잘 맞는 것 같아서 나랑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사실 그 친구가 결정을 내리기는 싶지 않았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나를 도와준다는 점도 그렇고, 아일랜드에 가족을 두고 여기 미국에 혼자 와 있다. 진심으로 날 도와주고 싶어서 온 친구다. 지난해 스윙잉스커츠 대회 때부터 본격적으로 함께 했다. 계속 나한테 ‘잘 한다. 잘 한다’ 칭찬을 해줬지만 사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혹시 이 친구가 떠나면 어떨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내 옆에서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코스에서 정말 잘 해준다. 좋은 캐디가 될 수 있다. 사실 캐디로서는 이 친구도 신인이다. 작년부터 시작해 아직 1년이 안 됐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는 등 선수와 캐디 관계에 있어서 서로 좋은 팀워크를 잘 유지하고 있다.
(캐디의 이름은 데이비드 존스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잘 해주나.
“예를 들어 코스 안에서 선수를 다독여줘야 할 상황이 있다. 선수 출신이어서 그런지 마음을 잘 알고, 이해한다. 다른 캐디 같은 경우에는 힘든 상황에서 그냥 ‘렛츠 고’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친구는 정말 목소리 자체도 따뜻하게 하면서 잘 챙겨주고, 위로해준다. 가족같이 느껴진다. 룰에 대해서도 잘 안다. 아까 17번홀 같은 경우에도 캐디가 소나무 잎은 루스임페디먼트여서 미리 치울 수 있다고 말해줬다. 그래도 나는 확실하게 하려고 경기위원을 불렀다. 어쨌든 룰에 대해 많이 안다.”
- 당시 소나무 잎을 치우지 않았다면 어땠을 것 같나.
“거기가 오픈이 돼 있어서 그린을 향해 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소나무 잎이 굉장히 미끄럽다. 아까도 사실 살짝 미끄러지면서 치기는 했지만 소나무 잎이 바닥에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다.”
- 눈이 지금 충열돼 있다. 그동안 마음고생은 어땠나.
“심했다고 하면 심했고, 심하지 않았다면 심하지 않았다. 그동안 힘든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벅차고 감동스럽다. 스트레스를 받아 골프를 하기 싫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때마다 팬들이 변하지 않고, 나를 믿고 응원해 줬다. 가족도 큰 힘이 됐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엄마가 우승에 대해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등 주변에서 모두 편하게 해줬다. 그동안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까 조바심이 많았던 것 같다. 쫓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여유롭게 플레이를 못했다. 올해는 초반에 우승을 했으니까 여유롭게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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