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4월 초가 되면 전 세계 골프계의 시선은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시골 오거스타에 있는 오거스타 내셔널에 쏠린다. 이곳에서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열린다. 마스터스는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역사가 짧지만 가장 권위가 높다.
마스터스의 권위를 높여주는 건 아무나 출전할 수 없고, 아무나 발을 들일 수 없는 골프장에서 열려서다. 이 대회와 코스를 만든 사람이 존스다. 그는 1930년, 당시 4대 메이저 대회였던 US오픈과 US아마추어, 브리티시오픈과 브리티시아마추어를 모두 석권했다.
더 이상 정복할 게 남지 않았던 존스는 수많은 제의가 있었지만 프로로 전향하지 않고 은퇴를 선언했다. 변호사였던 존스의 꿈은 은퇴 뒤 팬들의 이목을 피해 친구들과 조용히 라운드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수천 명의 갤러리가 따라다녔다. 그에게는 은밀한 장소가 필요했다. 존스는 친구이자 뉴욕의 금융업자였던 클리포드 로버츠와 자신이 꿈꾸던 코스를 설립하는 데 착수한다.
이들은 존스가 겨울이 되면 종종 찾았던 오거스타를 낙점했다. 그들이 코스 부지로 선택한 지역은 과수 묘목원이 있던 곳이었다. 묘목원이 문을 닫은 후 남겨진 땅에는 나무들과 관목들로 가득 차 있었고, 목련들이 늘어선 멋진 가로수 길까지 있었다.
부지를 선택한 존스와 로버츠는 당시 의사를 그만 두고 코스 디자인에 몰두하고 있던 앨리스터 매킨지를 초빙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 스타일을 내륙 지방에 맞도록 변경해 코스를 앉혔다. 하지만 매킨지는 오거스타 내셔널이 개장하기 직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코스 개장에 맞춰 존스는 몇몇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들을 초청해 대회를 개최했다. 그게 바로 마스터스의 시초다. 1934년의 일이다. 존스가 코스를 만들면서 의도했던 대로, 오거스타 내셔널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골프장으로 꼽힌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클럽하우스는 존스와 로버츠가 자신들이 꿈꾸던 코스가 세워질 부지를 처음 내려다보았던 언덕에 세워져 있다. 각 홀들의 이름은 코스에 있는 관목들과 나무, 그리고 꽃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존스는 오거스타 내셔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생각만 깊이 한다면 버디를 기록하지 못할 홀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생각을 멈춰 버리면 더블보기가 불가능한 홀 역시 하나도 없다.”
범인(凡人)은 생각할 수 없는 경지다. ‘절대 지존’. 위대한 골프 성인, 보비 존스가 만든 대회와 골프장이 마스터스와 오거스타 내셔널이다.
올해 대회는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다. ‘투어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우즈가 대회에 출전하게 돼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여부에도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져 있다. 한국(계) 선수는 배상문(29)과 노승열(24․나이키골프)을 비롯해 5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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