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이는 이제 갓 고등학교 1학년이다.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가끔 그 나이 때의 내가 보인다. 고등학교 시절, 난 심리 상태가 몹시 불안정했다. 누군가 “너 왜 그래”라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냥’이라는 말은 그냥이 아니다. “나 지금 당신과 말하기 싫거든. 그러니까 제발 내버려 둬”를 단 두 글자로 압축한 거다. 길게 말하기도 싫다는 뜻이다.

방황하던 나를 잡아준 건 심리 상담이었다. 당시의 경험 덕에 나는 일찍부터 멘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지금도 관련 책을 자주 읽고 있다. 나의 꿈 중 하나가 책을 쓰는 건데 그 중에서도 스포츠 심리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
지금 가르치고 있는 주니어 골퍼 외에 나와 함께 연습하는 프로 두 명에게도 18홀 라운드가 끝난 후 생각을 정리해 보라고 권한다. 보고, 느끼고, 반응하도록 유도를 하고, 그들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 분석하는 거다. 인간은 좌뇌형과 우뇌형 둘로 나뉜다. 좌뇌형은 뭔가를 정리하려고 하고 계산을 잘하며, 논리적이다. 반대로 우뇌형은 상상력이 뛰어나고 감성적이다.
주니어 골퍼와 멘탈](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07091346550153222nr_02.jpg&nmt=19)
반면 좌뇌형은 같은 건물을 보면서 교통여건이 이러니까 리스크는 얼마나 되겠구나 식으로 계산을 한다. 결국 리스크를 생각하지 못한 운동선수는 건물에 투자를 했다가 전 재산을 날리게 되는 식이다.
주니어 골퍼와 멘탈](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507091346550153222nr_03.jpg&nmt=19)
아내도 나의 이런 관심을 알기에 종종 관련 책을 선물한다. 그런데 대부분은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 등에 관한 거다. 물론 심리학의 기본이 아동심리학이기도 하지만 때론 미래의 우리 아이를 위해 아빠의 역할이 뭔지 벌써부터 공부시키는 건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다.
진정으로 내가 널 사랑하고 있고, 네가 왜 연습을 해야 하는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연습하고, 그 결과물에 만족해 더욱 더 많은 땀을 스스로 흘리게 된다. 행복한 골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롱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 역시 가르치는 입장인지라 때론 성적에 대해 민감할 때가 있다. 내색은 않지만 행여 어느 순간 그렇게 될까봐 걱정이 들기도 한다. 고등학교 시절 내 부모의 심정도 그러했을 것이다.
인생은 나이에 따라 각각의 단계가 있다. 이제 갓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친구에게는 지금이 또 다른 첫 시작이고, 정규 투어 1년 차 루키인 나 역시 또 다른 시작을 하고 있다. 새내기들의 마음은 항상 똑같다. 처음이라 낯설고, 그래서 힘들며, 그래서 방황한다.
그나저나 녀석을 데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주인이 “아들이 아빠를 빼닮았다”고 한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로 닮아가나 보다. 아빠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가. 골프는 인생이라 했으니 인생을 논하는 사이인 걸….
정리=김세영 기자(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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