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계속 투어를 뛰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상당수였다. 실력이 되는 정상급 선수들은 해외 투어로 나가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선수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다.
현재 상금 랭킹 1위도 3억원을 넘지 않고, 1억원을 넘긴 선수는 고작 8명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여자 대회와 비교해 대회 숫자도 턱없이 적고, 여러 가지 비교되는 현실에서 남자 골퍼들은 집단 자괴감이 빠져 있는 듯하다.
그런데 17번홀에서 삐끗했다. 티샷이 왼쪽 벙커로 갔고, 두 번째 샷을 해저드에 빠트리고 말았다. 4온에 2퍼트로 더블 보기. 첫날 버디 5개에 보기와 더블보기를 1개씩 묶어 2언더파로 마쳤다. 1라운드를 마친 후 1시간 동안 연습장에서 티샷을 날려봤지만 도무지 감을 찾을 수 없었다.

티샷에 대한 불안감을 여전히 가진 채 둘째 날을 시작했다. 전날에도 첫 홀에서 보기를 범했는데 이날도 그랬다. 대회가 열린 스카이72 골프장의 하늘 코스 2번홀은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페어웨이 양쪽은 아웃오브바운스(OB) 구역이다. 전날 오른쪽으로 미스했던 터라 이날은 오른쪽을 견제하면서 티샷을 날렸다. 결과는 왼쪽으로 OB.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은 오른쪽 벙커로 날아갔다. 자칫 타수를 크게 까먹을 상황에서 더블보기. 어찌 보면 선방한 스코어였다.
3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8~9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는 등 답답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또 다시 17번홀에서 일이 터졌다. 이번에는 대형 사고였다. 티샷 오비(OB) 두 방. ‘쌍오비’였다. 스코어는 4타를 잃은 ‘양파’. 더구나 유틸리티 클럽으로 사고를 쳤으니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컷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연습장으로 향했다. 다시 처음부터 체크해 보자는 생각에 어드레스부터 확인했다. 체중이 왼쪽으로 심하게 쏠린 상태였다. 드로 구질을 선호하는 내겐 최악의 세팅이었다. 코치 없이 혼자 연습한 결과다. 장거리를 뛰고 나면 얼라인먼트부터 체크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과 같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허리와 발이다. 최근 연습을 하면서 허리가 너무 아팠다. 과거 허리 부상으로 인해 잠시 투어를 접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기에 허리 부상에 민감하다. 88연습장의 1tc 트레이닝 센터를 찾았더니 그곳에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내가 평발인데 그것 때문에 허리도 아프다는 거였다. 발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 다른 신체 부위가 과도하게 사용돼 척추에 전체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거다. 어릴 때는 교정용 깔창을 하고 다녔지만 볼을 치는 데 너무 불편해 사용을 하지 않고 있었다. 곧바로 트레이닝을 시작했고,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
티샷도 다듬어야 하고, 몸도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할 일이 많은 하반기다.
정리=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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