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이 우승 후 내뱉은 “충성, 우승을 신고합니다”라는 말은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중계됐다. 그와 함께 그들이 어떻게 숙소 생활을 하고, 하루 일과는 어떤지도 얘깃거리가 됐다. 그들이 우승 상금 대신 휴가증을 받는다는 사실도 관심의 대상이 됐다. 그렇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는 올 시즌 ‘군풍’(軍風)이 불었다.

상무골프단은 1987년 창단된 이후 2000년 국군체육부대 종목에서 폐지됐다. 당시 김형태가 마지막 상무 소속 군인 골퍼였다. 이후 지난해 12월 올해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한시적인 선수 운영이 확정됐고, 올해 1월 창단됐다. 허인회를 비롯해 맹동섭, 박현빈, 김남훈, 함정우 등이 국군체육부대로 입대했고, 이미 군 복무 중이던 방두환, 양지호, 박은신 등은 체육부대에 파견됐다. 파견을 나온 5명의 선수들은 오는 10월16일자로 자대에 복귀하게 된다. 앞으로 딱 한 달 후다. 나머지 5명의 선수는 국군체육부대에서 남은 복무기간을 채운 뒤 내년 9월 제대하게 된다.
상무골프단의 창단은 국내 남자 골프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최경주와 양용은을 비롯해 골프계 관계자들은 정부에 “상무 골프단을 창단해 달라”고 건의해 왔다.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2009년 골프의 올림픽 복귀가 확정됐고, 내년 리우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다시 데뷔하게 된다. 현재 아시안 게임의 골프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한다. 하지만 아시안 게임도 이제는 점차 프로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추세다. 향후에는 아시안 게임 골프 종목에도 프로 선수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크다.

상무의 설립 목적 중 하나는 국제 스포츠 교류를 통한 국인 증대다. 대한민국 남자에게 군대는 피해 갈 수 없는, 반드시 거쳐야 할 문(門)이다. 그나마 상무가 있었기에 야구, 축구뿐 아니라 레슬링, 양국, 유도 등 다양한 분야의 정상급의 선수들이 군에 입대한 후에도 훈련을 통해 기량을 유지했다. 그들은 현역 신분 또는 제대 이후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등의 국제무대에 나가 ‘대한한국’ 브랜드를 알렸다.
박근혜 대통령도 오는 10월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간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올 초 문화체육관광부에 ‘골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보라고 지시했다. 상무골프단도 그 선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형평성의 차원에서도 상무골프단은 유지돼야 한다. 2008년 베이징을 끝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 야구는 여전히 국군체육부대 운영 종목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골프는 이제 올림픽 정식 종목이다. 운영비도 크게 부담될 게 없다. 올해는 JDX에서 상무골프단을 후원하고 있다. KPGA 투어 한 관계자는 “상무골프단이 유지된다면 후원하겠다는 다른 기업도 있다”고 했다.
고명현 국군체육부대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25~30개, 종합 3위가 목표다”고 했다. 상무골프단 선수들이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 국위 선양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골프단 존속의 명분을 쌓는 데 더욱 좋은 시나리오다. 그들의 바람이 계속 불길 바란다. ‘충성’의 세리머니가 필드에 계속 이어져 제2의 허인회가 탄생하기도 바란다.
김세영 마니아리포트 국장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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