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한국시간) PGA 용품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박세리를 만나 올림픽 골프팀 감독을 맡은 소감과 제2의 인생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볼빅에서의 팬 사인회와 조카가 골프를 좋아해 이것저것 구경하러 왔다”는 그는 “올해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했다.
- LPGA 투어가 이번 주 개막했지만 몸 상태 때문에 쉰 걸로 알고 있어요. 올 시즌 투어 참가 계획은 언제로 잡고 있나요.
“원래는 다음 주 코츠골프 챔피언십부터 출전하려고 했는데 어깨가 조금 좋지 않아요. 아무래도 투어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잔부상을 달고 살잖아요. 병원에서는 습관성 탈골이 있다고 하는데 어깨 관절이 닳아서 그렇대요. 그래도 지난해 푹 쉰 덕에 현재 컨디션은 좋아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시즌 개막이 다가오면서 ‘너무 오래 쉬어서 어떡하지’라는 불안감도 조금은 생기더라고요.(하하)”
- 최근 올림픽 감독에 선임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어도 뛰어야 하고, 공적으로는 감독직도 수행해야 하는데요.
“그러게요. 저한테는 큰 도전이 되는 해가 될 것 같아요. 선수로서도 풀타임으로 뛰는 마지막 해이고, 올림픽 감독으로서는 첫 해가 되는 만큼 솔직히 부담감은 크죠. 선수로서 시합에 나가는 부담과는 또 달라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고 지난해부터 언론을 통해 종종 언급을 했고, 또 선임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도 들고… 개인적인 입장만 생각해서도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도 들어요. 어쨌든 제가 가진 모든 걸 쏟아 부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죠. 후배들 잘 이끌고, 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도 되고요.”

- 제2의 인생과 관련해 지난해 인터뷰 때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네, 그랬죠. 쉬는 동안 많이 고민하면서 더욱 확고하게 마음을 먹었어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올해를 끝으로 투어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려고 하는 거예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게 계속 이어져야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그래서고요. 올림픽 감독 선임이 이런 목표를 확고하게 정하는 또 하나의 계기로 작용했고요. 지금까지 많은 걸 경험했고, 지금도 배워가고 있지만 제가 가진 모든 지식과 경험을 살려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
- 오늘 조카랑 왔는데, 조카가 이모를 잘 따르는 것 같던데요.
- 동생은 결혼해 아이가 있는데 정작 본인은 아직 결혼을 안 했잖아요. 새로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혼 아닌가요?
“휴, 그러게요. 결혼은 정말 제일 어려운 숙제 같아요. 가고 싶고, 찾고 싶은데…. 왜 저한테는 도대체 없을까요?”
- 너무 유명한 선수라서 남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거 아닐까요.
“실제로 부담스럽다고 하더라구요. 전 안 그런데…. 다른 건 필요 없고, 재밌고, 친구처럼 같이 갈 수 있는 동반자였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 많을 텐데 왜 저한테는 대시를 하지 않죠. 이젠 제 나이가 있어서 최대한 빨리 와줘야 하는데요.(하하)”
- 그나저나 저 같으면 올해 마지막 시합 치르고 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렇죠.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한 시합 한 시합마다 눈물 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최선을 다 하고 싶어요. 그냥 놓는 게 아니라 후회 없이 놓고 싶어요. 완전히 떠나는 게 아니고 종종 대회에도 나올 거지만 정말 최선을 다 할 거예요.”
- 그동안 느낀 점도 많을 텐데요.
“아무래도 98년 루키 시절이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어요. 거의 20년 전인데 불과 몇 년 안 된 것 같아요. 벌써 이렇게 됐나 싶죠. 빠른 시간이 갑자기 지나갔다는 느낌, 그런 거예요. 그동안 아쉬움, 서러움, 슬픔도 많았고요. 다 많았던 것 같아요. 올해 매 시합마다 심란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았음 해요. 최선을 다 해야 하니까요. 선수나 감독, 모두 다요.”
올랜도(미국 플로리다주)=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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