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은은 이번 겨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한 달 넘게 구슬땀을 흘렸다. 2007년 데뷔해 올해가 꼭 10년 차를 맞는다. 그래서 그는 이번 겨울 더욱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정재은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정말 알찬 시간을 보냈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동계훈련은 어떻게 했나
“롱 게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스코어에 중요한 퍼팅도 보완했다. 퍼팅 스트로크를 일정하게 하는 게 중요한데 이걸 많이 익혔다. 만족스럽다. 보통 오전 6시에 기상해 오전에는 부족한 부분을 따로 연습했고, 12시에 점심을 먹은 후 오후에는 퍼팅과 쇼트 게임을 보완했다. 그런 후 3시30부터는 라운드 나가서 샷 점검을 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체력 훈련을 한 뒤 잠자리에 들기 전 1시간 정도 영어 공부까지 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토요일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하고 푹 쉰 뒤, 일요일에는 함께 동계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미니 투어를 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테라 라고 골프장을 찾았을 때도 정재은은 거의 마지막까지 드라이빙 레인지에 남아 샷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후에는 다른 훈련을 위해 서둘러 이동했다.
- 한때 유망주였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어땠나.
“올해가 딱 투어 생활한지 10년 차가 되더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타고 프로에 와서 나도 이렇게 우승이 없이 오래 지낼 줄은 몰랐다.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정재은은 어려서 스키와 쇼트트랙, 수영 등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엔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9세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이듬해 프로로 전향했다.

“아무래도 2014년이었다. 당시 KLPGA 투어 시드를 잃어 2부 투어를 뛰어야 했다. 2부 투어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처음엔 막막했다. 골프를 그만둘까도 고민했다. 주위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못 버틸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2부 투어를 뛰어보니 괜찮았다. 이런 표현이 맞을지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했다. 계속 앞만 보고 달려오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기였기에 그랬던 것 같다. 결국 그해 겨울 일본 진출을 결심하고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진출에 성공했다.”
정재은은 지난해 일본에서 상금 랭킹 35위에 올랐고, 한국에서도 14개 대회만 뛰고도 상금 랭킹 40위에 올랐다. 그는 “2014년에 2부 투어를 뛰었던 게 전환점이 됐다”며 “당시가 가장 힘들면서도 소중했던 경험이었다”고 했다. 비록 2부 투어지만 1승을 포함해 준우승 5회를 기록하며 상금 랭킹 1위에 올라 다시 정규 투어로 올라왔다. 덕분에 '오뚝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 투어 10년 차이기에 올 시즌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올 시즌 소망과 계획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한국과 일본 투어를 절반씩 뛸 예정이다. 많은 시합을 뛰게 되므로 체력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부상도 없었으면 좋겠다. 일단 목표는 작년과 같다. 한국과 일본에서 1승씩을 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성적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시합하려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안 받고 편하게 시합에 임하다 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달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정재은을 만났을 때 그는 서쪽의 태양을 향해 샷을 날리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친 후 문득 ‘캘리포니아 드림’이 떠올랐다. 꿈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이들은 언제나 아름답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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