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영은 그래서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일찌감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긴 3개월의 동계훈련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무어파크 골프장. 그곳에서 만난 박지영은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훈련한 적은 없다”며 손을 내밀었다. 오른손 검지와 약지에 하얀 반창고를 감은 게 눈에 들어왔다. 그는 “매일 손가락이 살이 벗겨진다. 정말 오랜 만이다”고 했다. 학창시절, 전날 밤 늦게까지 공부한 뒤 아침에 코피가 날 때 느끼는 묘한 희열이 그의 얼굴에서도 읽혔다.
박지영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장타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래도 그는 만족하지 못한다. 몸통 안에서만 턴을 하도록 교정해 일관된 방향성을 키우는 한편, 구질을 드로로 바꿨다. 저녁에는 헬스장에서 몸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특히 거리를 더 늘리기 위해 근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순발력을 더욱 키웠다. 불쑥 그에게 팔씨름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체구에 비해 두터운 손바닥에서는 묵직한 힘이 전달됐다.

박지영의 가장 큰 취약점은 그린 플레이다. 지난해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가 31개를 넘었다. 높은 그린 적중률(9위.76.37%)에도 불구하고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한 이유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퍼트 수를 25개 언저리까지 낮춰야 한다. 그는 그린 주변 쇼트 게임도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자평했다.
박지영은 “브레이크를 읽는 노하우도 부족해 하루에 2시간 정도 그린에 머물면서 기량을 연마하고 있다”며 “동계훈련을 오기 전에 에임 포인트 익스프레스 방법을 배웠다. 사용해 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지영은 향후 미국 무대 진출을 위해 염두에 두고 영어 공부에도 열심이었다. 그는 “예전부터 혼자서 영어를 익혔다. 그전에는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여기에 와서 미국 어린이 유치원 수준일 것 알았다”며 웃었다.
박지영은 오는 10일부터 중국 둥관 미션힐스 골프장 올라사발 코스에서 열리는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이번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중국여자골프협회(CLPGA),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공동 주관한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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