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삼성은 두산에 1-5로 졌다. 공식 개막전인 데다 신축구장인 라이온즈파크의 첫 공식 경기였다. 17년 연속 첫 홈 경기 매진을 이뤄준 2만4000 명 만원 관중 앞에서 당한 패배였다. 류 감독은 "이전 대구시민구장은 매진이어도 1만 명 남짓이었는데 2만 명 넘은 관중 앞이라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입맛을 다셨다.
패인은 힘의 차이였다. 투타에서 모두 밀렸다. 선발 대결에서 차우찬이 더스틴 니퍼트와 같은 6이닝을 던졌지만 실점은 4개(3자책)으로 3개가 많았다.
류 감독은 "그래도 야구의 꽃이 홈런인데 그게 안 나왔다"고 혀를 찼다. 전날 류 감독은 라이온즈파크 1호 홈런을 친 선수에게 "내 사비를 들여서라도 뭔가 주고 싶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경북고 3학년 시절인 1982년 당시 개장한 잠실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인 만큼 라이온즈파크 첫 홈런에도 상당한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류 감독의 바람과 달리 1호 홈런의 주인은 삼성 선수가 아니었다. 3회 2점 홈런을 날린 두산 양의지가 역사에 남게 됐다. 이후 8회 민병헌이 쐐기 솔로포까지 날렸다.
이에 류 감독은 "그렇다면 라이온즈파크 1호 홈런은 우리 박해민이라고 우겨야지 우짜겠노"라는 농담을 던졌다. 박해민은 지난달 22일 LG와 시범경기에서 1점 아치를 그린 바 있다. 공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개장 1호 홈런이었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는 경기가 아니가"라고 강조했다.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지만 삼성의 현 주소를 알려주는 웃지 못할 농담이었다. 삼성은 지난해 홈런 2위이자 한 시즌 외국인 최다 기록(48개)을 세운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와 13위(26개) 박석민(NC)이 이적했다. 이들은 타점도 3위(137개), 7위(116개)에 오른 해결사들이었다. 그만큼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장타의 물꼬를 튼 선수는 구자욱이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구자욱은 상대 선발 유희관으로부터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넘어갈 듯했던 공은 그러나 담장 가장 윗부분을 맞고 떨어졌다. 삼성 선수로는 라이온즈파크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던 구자욱은 아쉽게 2루타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구자욱의 장타는 삼성 타선을 일깨웠다.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간 구자욱은 아롬 발디리스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 삼성은 박한이와 백상원의 적시타 등 연속 4안타로 3점을 뽑았다.
바통은 구자욱의 대선배 이승엽이 이어받았다. 이승엽은 3-2로 쫓긴 3회 1사에서 유희관을 두들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속 120km 가운데 싱커를 통타한 비거리 125m 솔로포였다. 류 감독이 그토록 기다렸던 삼성의 라이온즈파크 공식 경기 1호 홈런이었다.
이후에도 삼성은 장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5회 민병헌의 시즌 2호 2점포로 4-4로 맞선 6회 구자욱이 이번에도 힘을 냈다. 1사 2루에서 구자욱은 역시 유희관을 상대로 이번에는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역전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역시 이번에도 담장 상단을 맞아 홈런이 되지 못했지만 5-4로 앞서가는 귀중한 점수였다.
5-5 다시 동점이 된 8회도 삼성의 장타력이 빛났다. 선두 타자 백상원이 우중간 3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김상수가 중월 2루타로 6-5로 앞서가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사 2, 3루에서 삼성은 앞서 구자욱의 내야 땅볼과 박해민의 번트 안타로 2점을 더 내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삼성 장타쇼의 마침표는 4번 타자 최형우가 찍었다. 최형우는 이어진 2사 1루에서 두산 강동연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10-5,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방이었다.
결국 삼성은 10-6 승리로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라이온즈파크 첫 승을 거뒀다. 전날 장타가 전무했던 '똑딱이' 삼성은 이날만 2홈런 포함, 6개의 장타를 뽑아내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류중일 감독의 웃픈 농담을 무색케 만들었던 삼성의 가공할 화력이었다.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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