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KPGA 덕춘상의 주인공은 이창우(24, CJ대한통운)였다. 이창우는 지난 시즌 평균 69.45타를 기록해 최저타수상인 덕춘상을 수상했다. 이창우의 69.45타는 2003년 신용진(69.42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이창우 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KPGA투어 출전 선수들의 전체 평균타수는 73.08타로 최근 10년(2007~2016) 기준으로 가장 낮은 기록이다. 남자골프가 근래 최악의 침체에 빠졌다는 평가를 듣는 상황에서 나왔던 의미 있는 기록이지만 크게 부각되진 못했다. 덕춘상 및 관련 KPGA의 각종 기록에 대해 심층 분석해봤다.
참가자들의 평균 타수가 낮았다는 것은 곧 투어가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평균타수만 갖고 단순비교를 할 수는 없다. 감안해야 할 변수를 꼽아 봤다.
먼저 대회 수다. 최근 10년 동안 참가 선수들의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던 시즌은 2011년(평균 75.51타)이었다. 이 해 KPGA투어에는 18개 대회가 열렸다. 지난 시즌 13개 보다 5개 더 많은 숫자다.
그러나 단순히 대회 숫자가 많아졌다고 해서 선수들의 평균타수가 높아지진 않는다. 2008년에는 20개 대회가 열렸는데, 평균타수는 74.69였다.
대회 코스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도 변수다.
2011년 신한동해오픈(잭니클러스CC, 어반 링크스 코스)은 평균타수 75.12였다. 레이크힐스 오픈(경남CC 페리돗, 제이드 코스)은 평균 74.57타였다. 둘 다 프로들도 점수 내기 까다롭다며 혀를 내두르는 곳이다.
자연환경도 영향을 준다. 2011년 볼빅 군산CC 오픈의 경우 강풍 때문에 컷 통과 기준 타수가 6오버파까지 올라갔고, 평균 74.47타가 기록됐다. 그 해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은 대회 내내 많은 비가 내려 평균 75.95타가 나왔다.
이처럼 한 시즌 선수들의 전체 평균타수로는 시즌별 경기력을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같은 환경 안에서 가장 좋은 타수를 기록한 선수를 가리는 덕춘상은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알 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된다.
최근 10개 시즌 덕춘상 수상자 중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2013년 김형성(69.583), 2014년 박상현(69.861), 2016년 이창우(69.450) 3명 뿐이다. 2013시즌 평균타수는 73.19, 2014년의 평균타수는 73.75, 2016년의 평균타수 73.08이었다. 60대 평균 타수를 기록한 세 명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음을 알 수 있다.
KPGA투어에서 뛰는 한 프로는 “2016년 전체 선수들의 평균타수가 낮았던 점, 덕춘상 수상자인 이창우가 60대 타수 기록을 낸 건 대단한 일이다. 지난해 KPGA투어의 플레이 질 자체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몇 시즌에 비해 굉장히 좋아진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덕춘상 수상자, 우승이 없다?
2016 덕춘상 수상자 이창우는 2016년 우승이 없다. 최근 10시즌 동안 KPGA 덕춘상 수상자의 60%(10번 중 6번)가 우승컵 없이 덕춘상을 받아갔다.
2007년 덕춘상의 김경태가 해당 시즌 3승을 쓸어 담았고, 2008-2009년 연속 수상자인 배상문이 각각 2승씩을 거뒀다. 2010년 김비오(1승)가 우승컵이 있는 마지막 덕춘상 수상자였다. 이창우는 지난해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덕춘상을 받으려면 해당 시즌 대회의 40% 이상에 출전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연간 50라운드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최저타를 기록한 주인공에게 바이런 넬슨 상을 준다. 연간 60라운드 이상 소화한 이 중 최저타 기록자는 바든 트로피를 받는다.
보통 바이런 넬슨 상과 바든 트로피의 주인공이 같은 경우가 많다. 두 가지 상의 주인공이 달랐던 경우는 최근 10시즌을 기준으로 딱 한 차례 있었다. 2013년 스티브 스트리커(바이런 넬슨 상)와 타이거 우즈(바든 트로피)가 상을 나눠 가졌다.
해당 시즌 우승 없이 둘 중 한 가지 상을 가져간 경우는 지난 10년간 두 차례에 불과하다. 2013년 스트리커가 우승 없이 바이런 넬슨 상을 가져갔다. 2014년 로리 매킬로이는 우승 없이 바이런 넬슨 상과 바든 트로피를 동시 수상했다.
KPGA투어와 PGA투어의 경우를 비교해 봐도 확률상의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대회 수가 많아질수록 우승 없는 최저타수상 수상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독 KPGA에서 최근 들어 우승 없는 덕춘상 수상자가 많이 나온 것도 대회 수가 적은 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김비오의 덕춘상 수상 이후 종전까지 한 시즌에 18~20개 대회를 치르던 KPGA투어 대회 수는 2012년 14개, 2013년 15개, 2014년 14개, 2015년 12개, 2016년 13개 등으로 줄어들었다.
2011년에는 다른 변수도 있었다. 이 해 KPGA투어에서는 해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앤드류 추딘(호주, 티웨이항공 오픈 우승), 커트 반스(호주, SK텔레콤 오픈), 리키 파울러(미국, 한국오픈) 등 유독 외국인 우승자가 많았다. 2011년 한일전을 제외한 17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외국 선수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 해에 한국 선수들의 전체 평균타수가 유독 낮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덕춘상의 유래는?
덕춘상은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 골퍼인 고(故) 연덕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상이다.
연덕춘은 1934년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을하며, 일본 프로 자격을 땄다. 일제강점기였던 1941년 일본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전쟁이후 크게 훼손된 골프장 복원에 힘썼으며, 1958년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골프대회인 한국프로골프 선수권대회(KPGA선수권대회) 우승자다. 1세대 프로골프선수들을 양산하며 1968년 한국프로골프협회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연덕춘은 제2대 KPGA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4년 작고했다. 덕춘상은 1980년부터 시상하고 있으며, 첫 수상자는 1981년 1회 수상자이자 최다수상자(6회)인 최상호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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