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5라운드가 끝난 뒤 현대캐피탈 관계자가 환하게 웃으며 뱉은 말이다. 그의 표현처럼 송준호는 이날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에이브러험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문’의 한 문구를 인용하자면 이날은 ‘송준호의, 송준호에 의한, 송준호를 위한’ 경기였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송준호는 세트 스코어 0-2로 뒤진 3세트에 7득점을 몰아치며 분위기를 바꿨고, 승부처였던 5세트에도 4득점을 쏟으며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배구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는 정규시즌에는 입지가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레프트 공격수로 코트에 나서야 했지만 많은 범실이 그를 더욱 작아지게 했다. 기대치가 높은 후배들의 가세도 송준호에게는 부담이었다.
◇ 송준호를 다시 웃게 한 ‘즐거운 배구’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을 앞두고 ‘고교 최대어’ 허수봉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또 다른 신입생 이시우가 ‘원 포인트 서버’로 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새기는 사이 송준호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송준호는 “수봉이나 시우가 합류하면서 솔직히 ‘이제는 밀렸다’는 생각에 바닥까지 마음이 떨어졌는데 최근에 다시 올라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송준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그 자신도 언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시작된 작은 변화다. “아쉬움도 많지만 스스로 실력부족이라는 생각을 했다. 코트 밖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며 생활하고 운동을 하면서 배구가 즐거워졌다”고 활짝 웃었다.
최태웅 감독은 “준호가 실력이 모자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범실이 많아 기복이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와 코트에 있을 경우 범실을 줄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소극적으로 경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최근 크게 활용할 수 없었던 이유를 소개했다.
비록 현대캐피탈이 새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어 송준호에게 주어진 기회는 극히 제한적일 전망이다. 하지만 송준호는 분명 달라졌다. 그는 “(감독님과 팬들이) 조금 더 나를 믿어줬으면 좋겠다. 믿어주시는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즐기면서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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