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PGA투어에서는 평균 드라이브 거리 300야드 이상을 자랑하는 젊은 장타자들이 연이어 우승했다. 2017년에 열린 5개 대회 우승자 4명(저스틴 토머스 2승/ 토머스는 지난해 10월을 포함해 2016-2017시즌 3승, 2017년 대회로 한정하면 2승)의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306.1야드다. 이번 시즌 47개 대회 중 12개 대회가 끝났을 뿐이지만, 306.1이라는 기록을 보면 ‘드라이버는 쇼’가 아니라 ‘드라이버가 돈’이 된 듯하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
KPGA에서는 평균 드라이브 거리 측정을 위해 경기위원장이 선정 기준에 따라 In 코스와 Out 코스에서 총 2홀을 선정한다. 드라이브 거리는 선수의 티 샷 이후 볼이 멈춘 지점부터 티잉 그라운드까지의 직선거리를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한 홀의 총 거리를 측정한 홀 수로 나눈 것이 평균 드라이브 거리다. 이때 드라이버가 아닌 우드나 아이언 등으로 샷을 해도 드라이브 거리가 인정된다. 다만 참가 라운드가 대회 모든 라운드의 40% 이상이어야 공식 기록이 된다.
2016시즌 KPGA투어에서는 13개 대회에서 11명의 우승자(최진호, 주흥철 시즌 2승)가 나왔다. 우승자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78.72야드다. 2016년 평균 드라이브 거리 1위를 기록한 장타왕 김건하의 기록은 294.70야드다. 장타가 우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KPGA투어에서는 최근 장타왕들의 거리 기록이 줄어드는 추세다. 2012년 장타왕 김봉섭(309.087야드), 2013년 장타왕 김태훈(301.067야드) 이후 평균 300야드 이상 때려낸 장타왕이 나오지 않았다.

KPGA 드라이브 거리가 줄어든 원인
2012년 장타왕 김봉섭이 309.087야드를 기록했는데, 이 해 K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86.09야드였다. 반면,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78.72야드였다.
KPGA에서 장타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드라이버 클럽을 들고 마음 놓고 장타를 휘두를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장타자들의 티 샷이 페어웨이 직선거리를 넘어 다시 러프에 빠지는 것은 예삿일이다. 해당 홀의 전장을 고려하지 않고 클럽을 잡는다면 티샷이 해당 홀의 퍼팅 그린을 넘어 OB가 나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 있다.
2016년 KPGA투어 중 전장이 가장 짧았던 88CC(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는 가장 짧은 15번 홀(파4)의 길이가 339야드였다. 2016 장타왕 김건하는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에서 열린 2016 KPGA 선수권 대회 2라운드 2번 홀에서 드라이브 거리 357야드를 기록했다. 스코어 상관없이 마음 놓고 샷을 날린다면 티 샷이 한 홀을 넘어 OB가 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처럼 드라이버를 꺼내 휘두를 수 있는 홀이 줄어든 것도 선수들의 평균 비거리를 줄이는데 일조했다. 실제로는 용품과 기량의 발달로 선수들의 비거리가 향상됐지만, KPGA투어에서는 드라이버 대신 우드와 아이언을 꺼내 들어야 하는 홀이 늘었다. 우드나 아이언 등을 사용한 샷도 평균 드라이브 거리 측정에 있어 드라이브 거리로 인정되기 때문에 기록상으로 평균 드라이브 거리도 줄어든다.
또한 좁고 짧은 페어웨이를 가진 국내 골프장의 특성상 장타가 독이 될 수 있다. 티샷이 페어웨이 직선거리를 넘어가면 길고 무성한 러프에 볼이 박힐 수 있다.
또 장타를 치기 위해 임팩트 시 힘을 과하게 주면 임팩트 존에서 좌우 편차가 생겨 샷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대다수의 골프장이 산을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샷의 정확도가 떨어져 페어웨이를 놓치면 경사진 라이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KPGA투어 장타자들은 페어웨이를 지키기 위해 장타 보다는 정타를 치려고 노력하며, 드라이버 대신 우드나 아이언을 잡아서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는 것에 치중한다.

미국과 단순 비교는 금물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는 8명의 선수가 대회 도중 400야드 이상의 샷을 기록했다. 이 중 저스틴 토머스는 2017년에도 어김없이 장타자의 면모를 보였다.
토머스는 지난달 9일 막을 내린 2017년 새해 첫 대회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대회 기간 동안 4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거리를 3차례나 기록하는 등 장타를 앞세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현재 PGA 드라이브 거리 1위 앤드류 루페는 평균 319.4야드를 기록 중이고, 2위 더스틴 존슨은 평균 318.7야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KPGA 장타왕 김건하(평균 294.70야드)의 기록을 현재 PGA투어에 대입하면 공동 90위에 불과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모인 PGA투어 프로들이 장타 능력 역시 뛰어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히 미국과 한국의 드라이버 거리 기록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단순 비교가 불가능한 첫 번째 이유는 잔디다. 대다수의 PGA투어 경기를 유치하는 미국 골프장들은 페어웨이에 양잔디를 깐다. 양잔디가 깔린 페어웨이는 국내 골프장의 페어웨이보다 단단해서 런이 많다.
두 번째 이유는 코스의 차이다. 국내 대다수 골프장은 좁고 짧은 페어웨이에 산악지형 코스지만, 미국 골프장은 비교적 페어웨이가 넓고 길며 평탄한 코스가 많다.
2016년 KPGA 투어가 개최된 13개의 골프장 중 7개의 골프장만이 전장 7000야드를 넘겼다. 반면 PGA는 6000야드 대의 대회장이 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전장이 7200~7500야드다.
세 번째 이유는 자연환경이다. 올해 저스틴 토머스가 3차례 400야드 이상을 기록한 대회인 소니오픈은 하와이 마우이섬에 위치한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GC다. 이곳은 최대 시속 50km 안팎의 해풍이 불어 장타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하와이 골프장의 경우 내리막 홀이 많아 장타가 쏟아져 나오는 곳이다. 2010년 양용은도 토머스가 3차례 400야드 이상을 기록한 플랜테이션GC에서 열린 SBS 챔피언십에 출전해 393야드의 장타를 기록했다.
흔하지는 않지만, 고지대의 영향도 있다. 해발이 높은 골프장의 경우 공기밀도가 낮아져 볼이 받는 저항이 적어지므로 선수들의 비거리가 늘어난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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