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감염 방지를 위해 각종 골프대회가 무산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지난 달 12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1라운드가 벌어지고 있던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전격 중단시킨 데 이어 연이어 첫 시즌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대회를 비롯해 각종 대회를 취소, 또는 연기시켰다. 미 PGA 투어는 코로나19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의 시간을 맞았다.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만 골퍼들이 좋아하는 라운드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널리 퍼져 있다. 골프장 개장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골프장이야말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탈출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달 24일자 기사에서 뉴저지 서머셋 컨트리 5개 시립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PGA 공식 홈페이지인 'PGA투어닷컴'은 지난 달 31일 '골프는 글로벌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나'를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1,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 대유행 등의 비상상황에서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사와 골퍼들이 골프를 즐겼다고 전했다. 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통해 건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 위기를 극복한 역사적 사례를 소개했다.
1918년 가을, 미국은 세계 1차 대전과 스페인 독감 대유행의 두 번째 해를 맞았다. 당시 윌슨 대통령은 골프가 해결책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훈련 중에 골프를 치는 군인들을 원했다. 윌슨 대통령은 매일 골프를 치면서 체조를 게을리 하지 말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여러 미국 신문에서 윌슨 대통령이 말한 골프 담화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것으로 지지를 받았다. 당시 보스턴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스타 베이브 루스도 우승이후 몇 주 만에 스페인 독감으로 병석에 누웠다.그 무렵,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를 집어삼켰다. 1917-18년 스페인 독감은 2천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기록돼 있다. 루스는 볼티모어에 있는 자신의 집에 격리된 상태에 있다가 곧 회복됐지만 많은 희생자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솔트레이크 트리뷴은 1918년 10월 20일 유타주 오그덴에서 여성 적십자사 자동차대원들이 골프를 치자고 주장하는 이야기를 실었다. 신문은 "여성들이 최근 스페인 인플루엔자를 치료할 수 있는 즐거운 방법을 찾았다. 골프가 그들의 답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정부에 대한 분노에 고무된 의사들에게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독감 퇴치에 대한 관심 부족도 고발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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