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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스토리] KCC와 LG가 버린 오그먼과 그레이의 '전화위복'

2020-06-03 06:24:00

 전 KCC 감독 스테이시 오그먼.
전 KCC 감독 스테이시 오그먼.
 전 창원 LG 조시 그레이.
전 창원 LG 조시 그레이.
[LA=장성훈 특파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다. 재화(災禍)가 바뀌어 오히려 복(福)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런 일들을 주위에서 흔히 목격한다.

스포츠계도 예외는 아니다.
팀 전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팀 저 팀으로 트레이드되는 ‘저니맨’으로 전전하다 ‘궁합’이 맞는 팀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선수가 적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의 강타자 박병호, 코리안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최지만이 그랬다.

그래도 이들은 한 나라 안에서 그런 푸대접을 받았기에 덜 서러웠을 것이다.

물 설고, 말 설고, 사람도 선 나라에 있다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모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용병’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다시 이리저리 떠도는 방랑의 생활을 이어가겠지만,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디며 더욱 노력한 한신처럼 와신상담(臥薪嘗膽)하기도 한다.
한국농구연맹(KBL) KCC 이지스에서 감독을 했던 스테이시 오그먼은 구단으로부터 ‘바지사장’ 대접을 받은 끝에 1년 만에 ‘코리안 드림’을 접어야 했다.

그는 KCC 감독으로 계속 활동하기를 원했다. 성적도 괜찮았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KCC가 어떤 구단이라는 것을. ‘용산고’ 인맥으로 ‘철의 장막’을 쳐놓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명예회장을 비롯해 사장, 단장, 감독 등이 모두 용산고 출신이다.

오그먼은 전창진 당시 기술고문이 차기 감독에 이미 내정된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KCC에서의 다음 시즌을 구상하고 있었다.

결국, 오그먼은 한국 특유의 ‘학연’ 문화 벽을 넘지 못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그가 와신상담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미국프로농구(NBA) 새크라멘토 킹스의 어시스턴트 코치가 됐다. 감독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에는 한때 몸담았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빛낸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수비력을 한 차원 높인 공로가 인정됐다.

단신이라는 이유로 LG 세이커스와 재계약하지 못한 조시 그레이는 KBL을 떠나 NBA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투웨이 계약을 체결했다. 15인 로스터 선수 중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콜업이 되는데, 이때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경우 정식 계약을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KBL을 떠난 DB의 디온테 버튼이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이런 식으로 정식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레이는 올 시즌 G리그에서 맹활약한 후 펠리컨스에 콜업돼 두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G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워낙 실력이 출중해 다시 펠리컨스로 올라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레이는 또 최근 뉴올리언스시를 포함하고 있는 루이지애나주 공식 홍보대사에 임명됐다.

루이지애나주 정부가 저소득층 지역 중 하나인 레이크 찰스 출신 그레이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청년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가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의 귀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KBL의 일관성 없는 외국인 선발 정책의 희생자인 그레이가 보란 듯이 NBA 무대에서 맹활약할지 주목된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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