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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희극이냐, 또 한 번의 비극이냐'…김태형 롯데 감독, 5위 운명 가를 최후 경기에 벨라스케즈 등판시킬까?

2025-09-14 06:49:57

빈스 벨라스케즈
빈스 벨라스케즈
프로야구는 늘 드라마를 쓴다. 그러나 그 드라마가 언제나 눈물겨운 감동 서사인 것은 아니다. 종종 팬들이 치를 떨며 "도대체 왜 저래야 하나"라고 묻는, 차라리 악몽에 가까운 장면들이 더 또렷하게 남는다. 지금 롯데 팬들에게 '벨라스케즈 드라마'는 그런 의미에서 전대미문의 희극이 될지, 비극이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

벨라스케즈의 성적은 참담하다. 올 시즌 6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10.50. 직전 등판인 13일 SSG전에서는 고작 0.2이닝 만에 5실점하며 팬들의 분노를 다시 불러왔다. 이 정도면 '선발 투수'라기보다 경기를 망치는 '불청객'이라는 비아냥이 더 어울린다. 게다가 그는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의 대체 카드였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벨라스케즈를 데려온 선택은 이제 '최악의 도박'이라는 평가로 굳어졌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벨라스케즈를 다시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 그것도 5위 운명을 가를 최후 경기서다. 김 감독은 "한 번은 '탁'해서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말은 근거 있는 전망이라기보다 희망 섞인 기대이자, 스스로를 달래는 자기 위안처럼 들린다. '한 번은 잘할 수 있다'는 논리라면, 굳이 외국인 투수에게 수억 원을 쓸 이유가 있었을까. 이쯤 되면 '믿음'이 아니라 '미련'에 가깝다.
물론 야구는 늘 예상을 비껴간다. 가장 무기력했던 선수가 돌연 호투를 펼쳐 팀과 팬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안겨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벨라스케즈의 차례일까? 냉정하게 보자면 근거는 없다. 직구는 힘이 없고, 변화구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다. 위기 관리 능력도 부족하다. 상대 타자들에게는 공략하기 '쉬운' 투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지금 선택지가 없다. 5위 경쟁의 분수령이 되는 경기에서, 결국 벨라스케즈를 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결국 김태형 감독의 '배팅'은 드라마의 결말을 좌우한다. 만약 벨라스케즈가 기적 같은 호투를 펼쳐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끈다면, 그것은 분명 잊히지 않을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확률적으로는 정반대 가능성이 훨씬 크다. 팬들이 다시 머리를 감싸쥐며 "왜 끝까지 이 선수를 믿었냐"라고 외치는 장면 말이다.

드라마는 막을 내릴 때에야 비로소 작품의 가치가 평가된다. 벨라스케즈가 쓰는 마지막 장면은 과연 희극일까, 비극일까. 지금까지의 기록으로만 본다면 답은 자명하다. 그러나 야구는 가끔, 아니 아주 가끔, 전대미문의 반전을 선사한다. 롯데의 희망은 결국 그 '아주 가끔'에 매달려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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