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오프 6번 시드의 휴스턴 로키츠가 챔피언이 된 것이다.
이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시드가 가장 낮은 팀이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기록이다.
플레이오프 내내 홈코트 이점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로키츠는 승승장구,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홈코트 이점 없이 챔피언이 팀 유일한 팀으로도 기록됐다.
47승35패로 서부콘퍼런스 6번 시드를 배정받은 로키츠는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칼 말론, 존 스탁턴이 버티고 있는 3번 시드의 유타 재즈(60승22패)를 만나 1승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이후 2연승해 3승2패로 콘퍼런스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7전 4선승제의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로키츠는 찰스 바클리의 피닉스 선즈(59승23패)에 4차전까지 1승3패로 뒤지며 벼랑 끝에 몰렸으나 이후 3연승해 기사회생했다.
결승전 상대는 샤킬 오닐과 페니 하더웨이가 지키고 있는 올랜도 매직(57승25패)이었다.
하킴 올라주원, 클라이드 드렉슬러, 샘 커셀, 케니 스미스, 로버트 호리가 분전한 로키츠는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4전 전승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의 묘미는 시드가 낮은 팀이 높은 시드 팀을 물리치는 데 있다.
누구도 플레이오프에서의 승부를 점칠 수 없는 이유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다만, 최근의 NBA 플레이오프 추세를 보면, 로키츠와 같은 이변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리그가 중단된 2019~2020시즌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리그가 갑자기 중단돼 선수들의 리듬이 깨진 것도 문제거니와, 리그가 재개되기 전까지 선수들이 제대로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노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아 낮은 시드 팀들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또 홈코트 이점이 없어졌다는 점도 변수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올랜도 디즈니랜드 스포츠컴플렉스에서만 열리게 되어 있다.
NBA는 다른 종목에 비해 홈코트 이점이 크다. 홈코트 이점이 사라졌으니 하위 팀들이 더욱 기세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NBA 역사상 가장 낮은 시드인 8번 시드 팀이 1라운드에서 1번 시드 팀을 누른 경우는 몇 차례 있었다.
1994년 서부콘퍼런스 덴버 너기츠가 1번 시드의 시애틀 슈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1라운드(5전 3선승제)에서 1, 2차전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으나 이후 세 판을 내리 이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1999년 동부콘퍼런스 8번 시드의 뉴욕 닉스는 1번 시드 마이애미 히트를 3승2패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승승장구, 최종 결승전까지 진출했으나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1승4패로 져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가장 낮은 시드 팀 우승 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2007년에는 서부콘퍼런스 8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라운드에서 1번 시드의 댈러스 매버릭스를 4승2패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2011년에는 서부콘퍼런스 8번 시드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1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4승2패로 꺾었다.
이어 2012년에는 동부콘퍼런스 8번 시드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마이클 조던의 ‘더 라스트 댄스’ 멤버들이 모두 사라진 1번 시드의 시카고 불스를 4승2패로 눌르고 콘퍼런스 준결승전에 올랐으나 보스턴 셀틱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과연 이번 시즌에서는 어떤 이변이 일어날까. 농구 팬들의 시선이 NBA로 향하고 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