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종목들은 시간 개념을 전체 시간(Overall Time), 분할 시간(Split Time), 계시 시간(Lap Time) 등으로 나눈다. 전체 시간은 경기에서 시작부터 결승선까지 도달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말한다. 100m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9초58은 전체 시간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올림픽 육상에서 기록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게 된 것은 1932년 LA올림픽 때부터였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시계회사 오메가는 당시 기록 경기 시간을 정확하게 계측하는 올림픽 ‘타임 키퍼’로 선정됐다. 오메가는 1932년 이후 올림픽 타임키핑 선정 경쟁에서 사실상 독주해왔다. 이 회사가 올림픽 타임키핑의 역사를 써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론 스위스 시계업체 론진, 티소, 태그호이어와 일본 시계업체 세이코 등이 참여한 적도 있지만 오메가가 대부분을 주도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70년대들어 육상 기사에서 랩타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1972년 2월6일자 ‘김(金)메달리스트 켈러—쉥크 우리여선수(女選手)와 다정한 교제(交際)’ 기사에서 삿포로 동계올림픽 소식을 전하며 남자 빙속 500m에 출전한 정충구의 랩타임 기록을 보도했다.
육상 담당 기자들은 찰나에 끝나는 100m 경기나 42.195km의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경기를 분석할 때 분할 시간과 계시 시간을 정리해서 선수들의 기록 분석을 하며 스토리를 작성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최고의 관심사였던 남자 육상 100m 결승이 벌어질 때 캐나다 벤 존슨과 미국 칼 루이스의 ‘세기적 총알 대결’을 분할 시간과 계시 시간을 분류해서 신문에 여러 페이지를 커버한 적이 있었다. 10초도 안 걸리는 100m 경기를 세부 시간대별로 나눠서 분석하면서 많은 이야기꺼리를 쏟아냈던 것이다. 2시간 넘게 걸리는 마라톤 종목은 분할 시간과 계시 시간으로 분류해 기사를 쓰는 경험 많은 고참 육상 기자들은 기사는 물론 많은 스토리를 책으로 엮어 낼 정도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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