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어가 공식 명칭이 된 것은 1904년 5월21일 프랑스 파리에서 피파가 설립됐기 때문이다. 축구의 발상지 잉글랜드축구협회인 FA(The Football Association)는 20세기초 국제축구연맹의 필요성을 느끼지 있었지만 특유의 고집 때문에 창설을 하지 못하다가 프랑스에서 국제단체를 출범시켰던 것이다. 초대 회장은 프랑스의 로베르 게랭이 맡았으며, 첫 주관 대회는 1906년 국제 경기였으나 흥행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본 코너 1회, ‘왜 ‘월드컵(worldcup)’이라고 말할까‘ 참조)
피파 공식명칭에 들어가 있는 ‘Football’은 우리말로 축구라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를 영어로 지칭할 땐 풋볼(football)과 사커(soccer)라는 두 단어를 혼용하고 있다. 공(ball)을 발(foot)로 다루는 종목이기 때문에 풋볼은 쉽게 이해되지만 사커의 어원은 좀 아리송하다. 두 단어를 쓰게 된 것은 축구를 만든 영국의 특별한 환경 때문이었다.(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8회 ‘축구는 왜 영어에서 ‘football'과 ’soccer'로 나눠 부를까?‘ 참조)
서구에서 가장 먼저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은 산업혁명의 여파로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여가와 건강을 도모하기 위하여 다양한 스포츠를 고안해 현대스포츠의 본고장이 됐다. 1800년대 중반 영국에서 풋볼은 무질서하게 행해졌다. 일반 서민들을 중심으로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와 시골 등에서 제각각의 로컬룰을 갖고 경기를 가졌다. 통일된 경기규칙의 필요성을 절감한 각 그룹의 대표들이 1863년 10월26일 런던에서 모여 규칙 마련을 위한 제1차 회의를 가졌다. 민주적 과정을 거쳐 회의가 진행됐기 때문에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같은 해 12월 8일 개최된 제6차 회의에서 협회가 규칙을 통일하고 공인된 규약과 경기규칙을 만들 것을 결의했다. 협회가 인정하는 경기규칙에 의한 축구가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시대 때 이미 축구와 비슷한 ‘축국(蹴鞠)’이라는 놀이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축구라는 말은 사실 태어난 지 150년도 되지 않았다. 축구(蹴球)는 ‘공을 발로 찬다’는 뜻을 지닌 한자어로 종목의 특징을 잘 드러나게 한 말이다. ‘축’이라 말은 영어로는 ‘foot'에 해당하지만 좀더 행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한자 ’蹴‘은 발 ’족(足)’ 부수와 이를 ‘취(就)’로 짜여져 있는데 공과 같은 어떠한 사물을 뒤쫓아 발로 찬다는 의미이다. 영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족’ 정도가 될 수 있지만 좀 더 의미를 담아 ‘취’자를 보탠 ‘축’을 사용한 것이다. 원래 동양에서 축구라는 개념의 운동이 없었기 때문에 말과 의미를 살려 고안했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축구는 개화기 때 시작했다. 1901년 3월 21일 시드니 파커(Sidney J. Parker)가 인천에서 영국 잡지 편집자에게 보낸 글에서 언급한 축구팀이라는 표현이 우리나라의 축구 관련 최초의 기록이라 한다.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1882년 인천항에 상륙한 영국 군함의 승무원들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공을 찬 것을 두고 근대 축구를 말하기도 한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축구는 이미 오래전에 우리나라에서 인기 구기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광복 이전의 신문에 축구 관련 기사가 많은 이유다. 조선일보 1921년 2월20일자 ‘축구장(蹴球塲)에셔’라는 시는 ‘뛰어라— 々々々—차라— 々々— 뛰어도막뛰고 차도막차라 산(山)이나물이나 물이나산(山)이나 뛰고차고 차고뚜—어라’며 축구하는 모습을 행동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풋볼을 일본식 발음 ‘훗도뽀루’라고 부르거나 우리말로 축구라고 불렀다. 해방이후는 축구라고 통일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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