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6월 1일 자 옵트아웃(계약 해지 후 FA 선언)은 아무런 행정적 변화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이후 야구계 안팎을 통해 드러난 진짜 카드는 7월 1일 자 '양도 조항(Assignment Clause)'이다. 선수가 구단에 요청하면 타 구단으로 이적할 길을 열어주는 상식적인 권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조항의 세부 조건을 뜯어보면 철저하게 구단 위주로 짜인 지독한 족쇄가 숨어 있다.
이 조항을 통해 고우석을 영입하려는 타 구단은 계약 공시 후 24시간 이내에 그를 메이저리그 26인 엔트리에 '즉시 등록'해야만 한다. 트리플A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빅리그 검증이 끝나지 않은 투수를 곧바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박아두고 쓰기란 타 팀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타 구단들이 선뜻 패를 던지지 못하고 눈치싸움을 벌이는 첫 번째 이유다.
이 지독한 침묵과 꼼수 뒤에는 또 다른 비즈니스 계산이 숨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로 친정팀 LG 트윈스로부터 '이적료'를 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최근 마무리 투수진의 공백으로 골머리를 앓는 LG가 고우석의 복귀를 타진하자, 디트로이트는 그를 마이너리그에 안전하게 묶어둔 채 몸값을 키우고 있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40인 로스터 자리를 쪼개기 싫어하면서도, 고우석이라는 값싸고 안전한 불펜 보험을 공짜로 빼앗기기는 싫은 이기적인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미국 타 팀의 입찰은 방어권으로 차단하고, 한국 복귀 시에는 이적료까지 뜯어내겠다는 '꽃길'을 만들어 둔 셈이다.
구단만 철저히 이득을 보는 메이저리그식 머니볼의 현실 속에서, 고우석이 이 지독한 침묵을 깨부술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디트로이트가 자산 유실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40인 로스터를 스스로 열어젖힐 수밖에 없도록, 마운드 위에서 지금의 압도적인 폭격을 멈추지 않는 것뿐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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