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잔혹사의 서막은 2024년 카타르 아시안컵 기간 중 발생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였다.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저녁, 팀 결속을 위한 식사 자리에서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젊은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 하자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이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멱살잡이를 비롯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대회 탈락 이후 팀 내 불화설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손흥민은 큰 심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개성 강한 유럽파 중심의 'MZ 세대' 후배들과 기존 고참 선수들 사이에서 팀의 규율을 잡으려 했던 주장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고, 갈등의 중심에서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했던 외로운 순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기간에는 언론 취재진과의 갈등이 불거지며 주장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었다. 현지에서 취재 중이던 일부 한국 기자들이 손흥민의 병역 관련 비하 뒷담화를 나눈 영상이 그대로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분노한 선수단은 '취재진 인터뷰 보이콧'을 선언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 사령탑은 미디어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인터뷰 재개를 지시했고, 손흥민은 상처받은 동료 선수들의 입장과 감독의 지시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었다. 선수단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언론과의 파국을 막아야 했던 주장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후배, 언론, 감독 그 누구도 그의 짐을 나눠 가지지 않았던, 잔인하리만치 고독했던 캡틴의 잔혹사였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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