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13] 왜 ‘필드 플레이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6-03 07:57
한국여자 핸드볼 대표선수의 슛 모습. 핸드볼은 골키퍼 이외의 선수를 '필드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한국여자 핸드볼 대표선수의 슛 모습. 핸드볼은 골키퍼 이외의 선수를 '필드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필드 플레이어는 골키퍼 제외하고 경기장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를 말한다. 이 말은 축구, 핸드볼, 하키 등에서 주로 쓴다. 필드 플레이어는 경기장을 의미하는 ‘필드(Field)와 선수를 뜻하는 ’플레이어(Player)’가 합쳐진 영어 단어이다. 필드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라는 의미로 쓰였다.

필드는 원래 들판을 의미하는 말이다. 영국에서 17-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도시화, 산업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도시인들의 여가와 건강을 위해 여러 스포츠 종목이 만들어지면서 필드가 경기장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Field’의 어원은 고대 영어 ‘Feld’, 독일어 ‘Feld’, 덴마크어 ‘Felt’로 이어진다. 모두 서양어의 뿌리인 인도유럽어 어근인 평평하다는 의미의 ‘Pele’에서 나온 말이다. ‘Pel’은 우리말 발음 ‘벌(벌판 뜻)‘과 어원이 비슷하다. (본 코너 ’1112회 '‘필드 핸드볼’에서 왜 ‘필드’라는 말을 쓸까‘ 참조)

‘Player’라는 말은 즐거움이나 오락 등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 고대 영어 ‘Plegere’, 중세 영어 ‘ Pleiere’을 거쳐 파생됐다. 1400년대부터는 연극의 공연자, 전문 배우,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플레이어는 우리 말로 '선수(選手)’라고 번역한다. 이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원래 영어적인 의미는 ‘노는 사람’, 또는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지만 ‘선수’라는 말은 영어 단어 개념과는 다르다. ‘선수’는 ‘가릴 선(選)’과 ‘손 수(手)’자로 만들어진 말인데, 사람을 뽑는다는 ‘선’ 자에다 '손 수(手)가 들어간 것은 운동과 손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손 수’자는 원래 어떤 일을 능숙하게 하거나 버릇으로 자주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목수, 가수, 운전수 등이 직업 뒤에 ‘수’자가 붙어 있는 이유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노는 이를 말하는 ‘백수(白手)’에도 ‘수’자가 들어 있다. 이는 원래 ‘백수건달(白手乾達)’에서 나온 말이다. ‘백수’는 하얀 손을 말하지만 아무런 능력이나 재주, 실력이 없는 사람을 붙여서 ‘백수건달’이라고 부른다. (본 코너 14회 ‘‘선수(選手)’에 ‘손 수(手)’자가 들어간 까닭은‘ 참조)

우리나라 스포츠계서는 필드 플레이어를 대체할 마땅한 우리 말이 없어 영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기회가 있으면 필드 플레이어를 대신할 순화된 우리 말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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