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린아라는 말은 재주와 지혜가 남들보다 뛰어난 아이라는 의미이다. 한자어 ‘기린아(麒麟兒)’는 '기린(麒麟)'이라는 중국의 전설상의 동물과 아이를 의미하는 '아(兒)'라는 말이 합쳐진 단어이다. 용과 말이 합쳐진 것 같은 기린이라는 동물은 중국에서 용, 봉황과 함께 전설적인 동물로 숭배했다. 중국 신화에서 기린은 뛰어난 덕을 가지고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여겨왔다.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는 자신의 시에서 ‘기린아’라는 말을 세 번이나 쓴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아라는 말은 근대 일본의 문학이나 예술의 세계에서 자주 사용됐다. 기린아라는 단어가 가진 매력적인 이미지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칭찬하기 위한 단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서 기린아라는 말이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말은 일제강점기 때이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1921년 8월22일자 ‘미두여화(米豆餘話)’ 기사에서 ‘현금없이 미곡을 거래하는 ‘미두계’에서 반복창군(潘福昌君)을 기린아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스포츠 용어로 기린아라는 말을 많이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일제강점기 이후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해방이후 경향신문, 매일경제신문, 한겨레신문 등에서 기린아라는 말을 총 462회 사용했다. 그동안 언론에서 기린아라고 불렀던 각 종목 선수들을 살펴보면 마라톤 김은배 손기정, 야구 이영민 박현식 김응룡 백인천, 축구 김용식 차범근, 농구 김영기 신동파, 배구 손영완, 바둑 조남철 조훈현, 수영 조오련 등이다. 해외 스타로는 축구 펠레, 수영 마크 스피츠 등이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기린아와 같은 뜻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는다는 ‘총아(寵兒)’, 재주가 남달리 뛰어나다는 ‘신동(神童)’, 영어로 희망을 의미하는 ‘호프’ 등을 쓰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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