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49] 핸드볼에서 왜 ‘글루’를 사용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7-12 05:52
핸드볼 선수들은 공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글루를 사용한다. 사진은 한국여자대표팀 경기 모습.
핸드볼 선수들은 공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글루를 사용한다. 사진은 한국여자대표팀 경기 모습.
핸드볼 취재를 담당하던 때, 핸드볼 공을 처음 직접 만져보고 깜짝 놀랐다. 공 표면이 매우 끈적거렸기 때문이었다. 손에 잘 붙게 하는 접착제가 묻어 있었던 것이다. 실제 경기에서 핸드볼 선수들이 교대로 들어갈 때, 접착제를 손에 묻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 접착제를 핸드볼에선 공식 용어로 ‘글루’라고 부르고, 영어로 ‘Glue’라고 쓴다. 일반적으로는 ‘왁스(Wax)’라고도 말하며, 우리말로는 ‘끈끈이’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Glue’는 유럽어의 뿌리인 라틴어 ‘Gluten’이 어원이며, 프랑스어 ‘Glu’를 거쳐 중세 영어로 차용됐다. 1340년 영국 겔트어의 산문에서 처음 이 말이 사용된 것으로 기록됐다.
구기종목에선 공이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접착 용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야구에선 송진가루로 만든 ‘로진백(Rosin bag)’이 사용된다. ‘Rosin’은 송진가루라는 의미이다. 미국 폴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미국 야구에선 1926년부터 로진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농구, 볼링 등에서도 공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송진가루를 사옹한다.

핸드볼은 경기가 매우 빠르고 역동적인 종목이다. 선수들은 공을 정확하게 던지고 받아낼 필요가 있다. 특히 땀 등으로 공이 미끄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 단단히 잡고 제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글루는 그립력을 증가시켜줘 공을 세게 던져질 수 있게 해준다.

핸드볼 경기규칙에 따르면 글루 또는 왁스 사용이 허용되며 신발에 글루를 발라 저장해 놓을 수 있다. 이는 상대선수의 신체에 위해를 초래하지 않는다. 하지만 손이나 손목에 글루를 발라 저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글루가 상대선수의 눈이나 얼굴에 들어갈 수 있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각국 협회는 글루의 사용에 관한 추가적인 제한을 둘 수 있다. 글루로 끈끈해진 공은 오일이나 세척기로 닦으면 깨끗히 제거될 수 있다.

핸드볼에서 글루 제품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일본 몰텐사 제품이다. 몰텐사는 1958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창립된 스포츠용품제조업체로 농구공, 축구공, 배구공을 제조하고 여러 글루 제품도 만든다. 몰텐(molten)’이라는 회사 명칭은 녹는다라는 의미인 동사 ‘melt’의 과거분사'를 나타내지만, ‘옛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으로 성장하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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