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52] 왜 플뢰레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4-07-16 06:57
지난 해 항조우 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예선전을 치르는 이광현(왼쪽)[AFP=연합뉴스]
지난 해 항조우 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예선전을 치르는 이광현(왼쪽)[AFP=연합뉴스]
펜싱 경기 용어는 대부분 프랑스어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나라 사람이 발음하기가 어렵다. (본 코너 1151회 ‘펜싱 경기 용어는 왜 프랑스어를 사용할까’ 참조) 펜싱 3종목의 하나인 플뢰레도 당연히 프랑스어이다. ‘Fleuret’라고 쓴다. 국어사전에도 외래어로 올라 있는 말이다. 하지만 대한펜싱협회 홈페이지 등에는 종목 소개를 하면서 ‘플뢰레’라고 하지 않고 ‘플러레’라고 표기한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하지만 혼동을 피하기 위해 국어사전대로 통일된 표기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구글 검색에 따르면 프랑스어 ‘Fleuret’는 작은 꽃이라는 뜻이다. ‘꽃이 핀다’는 라틴어 어원 ‘flor-, flos-’가 어근이며, 고대 이탈리아 ‘Fioretto’에서 중세 프랑스어 ‘Floret’로 변용됐다. 영어로는 ‘Foil’이라고 말하는데, 같은 라틴어 어근에서 출발해 발음도 비슷하다.
우리나라 언론은 ‘플러레’라고 먼저 쓰다가 ‘플뢰레’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65년 7월21일자 ‘慶熙大(경희대)와外大(외대) 各(각)1勝(승)을기록’ 기사에서 ‘플로레’라고 보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플뢰레’라는 말로 대체했다. 한겨레 1988년 9월21일자 ‘볼만한 대결’ 기사에서 펜싱 경기를 소개하며 ‘플뢰레’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플뢰레는 17세기에 이탈리아에서 단순히 훈련용을 목적으로 하여 개발됐다. 검사들은 칼 끝을 감싸거나 매듭을 맺어 칼끝을 뭉툭하게 만들어 사용했다. 마치 꽃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플뢰레라는 말이 생겨났다. 플뢰레 규칙은 초안의 기안자이며 이탈리아펜싱연맹의 대표인 G. Ettore의 주재 하에, 파리에서 개최된 국제펜싱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crime) 플뢰레위원회를 통해 1914년 6월 12일에 채택됐다.

현재 주요 펜싱 대회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무기이며, 펜싱에 입문하는 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 플뢰레는 두 종류 방식이 존재한다. 비전자식 (혹은 건/ 습식) 과 전자식이다. 비전자식 플뢰레는 끝이 뭉툭하게 생겼으며, 이는 흔히 검의 끝을 접으며 생겨났는데, 이 검의 끝부분은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고정되어 있다. 비전자식 플뢰레는 주로 훈련용으로 활용되나, 몇몇 단체들은 건식 플뢰레를 사용해 실전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국제펜싱연맹과 대부분 국가들 일부 대회에서는 비전자식을 사용하며 비디오 판독없이 진행하나, 주요 대회에서는 대개 전자 플뢰레를 사용한다. 플뢰레는 찌르기형 무기이기 때문에 칼끝으로만 득점 가능하다. 칼날을 이용한 공격 (때리기나 베기) 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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