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은 국어사전에 오른 외래어로 유럽에서 출발한 종목이다. 가늘고 긴 검으로 상대편을 찌르거나 베거나 하며 승부를 겨루는 올림픽 종목이다. 남자는 첫 올림픽 대회인 1896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는 100년전인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각각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영어 ‘Fencing’은 ‘검을 휘두르다’는 의미인 동사 ‘fence’의 동명사이다. 울타리를 의미하는 ‘fence’와 철자와 어원이 같다. 중세영어 ‘fens’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방어’를 의미하는 ‘defense’의 옛 말 ‘defens’에서 파생됐다. 본래 의미는 ‘방벽’ ‘방어 설비’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근세에 들어와 ‘검’이라는 은유적인 표현이 추가되면서 상대를 공격하는 ‘검술’이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펜싱'도 원래는 전투와 호신을 위한 검술을 의미하는 단어였다. 스포츠로서의 펜싱이 등장하면서 호신술의 펜싱과 규격화된 스포츠로서의 펜싱은 서로 용어를 같이 사용했다. 둘을 구분해 부를 때는 '히스토리컬 펜싱(복원검술)'과 '모던 펜싱(현대검술)'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프랑스어로 펜싱을 '에스크림(escrime, [εskʀim])'이라 부르는데, 이 말은 게르만조어(Proto-Germanic)로 '방어하다', '보호하다'라는 뜻을 가진 '스키르미야난(skirmijanan)'과 라틴어 '스키르마(skirma)'에서 유래했다. 이 역시 영어 'fence'와 비슷하게 본래는 ‘방어, 방어를 위한 구조물’ 등을 뜻했지만 고대 게르만어와 라틴어에서 '싸우다'라는 뜻의 'skirman', 'escremir'로 변했고, 현대 프랑스어에서 펜싱을 지칭하는 어휘가 됐다.
네이버 뉴스라이버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펜싱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9년 9월15일자 ‘運動季節(운동계절)과國(국) 技問題(기문제)’ 기사는 ‘-그다지힘이세냐할때『빡싱』이나『권술(拳術)』이나『대수(對手)』나『격검(擊劔)』이나『펜싱』이나『유술(柔術)』로서 그러케되엇다 는것도조켓지만 그보담도조선(朝鮮)에『씨름』이 그러케만드러주엇디할만큼『씨름』을 힘써일으켜야할 것이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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