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 역대 최악의 성적이 예상된다는 우려와 달리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돋보였다. 금메달을 딴 선수나 은·동메달을 딴 선수 모두 올림픽 영웅으로 칭송받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의 뒷에는 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않은 기업들의 숨은 조력이 있었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통해 탁구 간판스타로 거듭난 신유빈은 대한항공이 그동안 애지중지 가꿔온 보배였다. 탁구 신동 출신인 그는 2019년 6월 만 14년 11개월의 나이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 후 예쁘고 귀여운 용모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0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실업팀인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반대하는 부모님께는 '학교를 다니면 훈련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라며 설득했던 것이다. 대한항공 입단한 후 처음 받은 월급으로 운동화 53켤레를 구입해 복지기관에 기부하는 ‘나눔’을 실천해 관심을 모았다. 이후 어린 시절 자신을 지원해 주었던 한국여성탁구연맹에도 발전기금과 탁구용품을 기부했다.
신유빈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음할 소중한 경험을 가졌다. 단식 32강전에서 세계랭킹 15위인 홍콩의 두호이켐에게 4-2로 패배했다. 32강 초반 1세트에서 거의 승리할 뻔했으며, 0-2로 뒤지던 상황에서, 2-2로 역전하는 등 강한 경쟁력을 보였다.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 최효주와 함께 단체전에 출전, 16강에서 폴란드를 3-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하지만 8강에서 독일에게 2-3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전망에 대한 기대치가 높였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신유빈에 대한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 전지훈련과 각종 국제대회 지원 등을 챙겼다. 신유빈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의 올린 성적에 대한 고마움을 주변에 표시하면서 대한항공 팀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나타냈다고 한다.
조 선대회장은 탁구를 비롯해 배구단까지 직접 운영하며 스포츠를 사랑한 경영인이었다. 대한항공은 2005년 프로배구 원년을 맞아 배구단 팀 명을 ‘점보스’로 바꾸며 새롭게 탈바꿈해 현재 남자프로배구 최정상에 올랐다. 조 선대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배구에 큰 관심을 갖게 돼 수년전부터 프로배구 연맹체인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를 맡아 3번 연임을 이어가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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