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인 외국인 선발 투수 코너 시볼드가 오른쪽 어깨 부상 여파로 엔트리 등록이 무산됐고, 베테랑 불펜 오승환은 구위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흔들렸다.
당초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불펜으로 쓰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모든 계획을 백지화하고 외국인 선발 데니 레예스, 원태인, 좌완 이승현 3명으로만 PO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하기로 했다.
레예스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레예스는 이날 불가능한 숙제를 안은 채 공을 던졌다.
그는 선발 자원이 부족해 이날 경기 등판 후 사흘을 쉰 뒤 PO 4차전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불안한 불펜 리스크를 지우기 위해 PO 1차전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적은 투구 수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레예스에게 놓인 과제였다.
레예스는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투구 수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범타 유도에 집중했다.
직구보다는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으로 LG 타선을 상대했다.
1회 2사 후 오스틴 딘과 김현수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으나 오지환을 좌익수 뜬 공으로 잡아냈고, 2회와 3회는 연속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삼진은 한 개도 잡지 못했지만 모두 범타를 유도했다.
삼성 타선은 3회까지 4점을 뽑아내며 레예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레예스는 4-0으로 앞선 4회 2사에서 오지환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5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레예스는 6회 1사 1루에서 오스틴과 김현수를 연속 범타로 유도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이날 레예스는 6⅔이닝을 4피안타 3실점(1자책점) 2볼넷 1탈삼진으로 제 몫을 한 뒤 관중들의 연호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투구 수는 101개였다.
삼성은 레예스의 호투를 발판삼아 10-4로 PO 1차전을 가져갔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로 들어온 레예스는 "지금은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나가야 한다"며 "PO 4차전에서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코너가 며칠 전 '정규시즌 때처럼 하면 잘할 것'이라고 격려했는데,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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