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야구의 상징이자 '코리안 몬스터'로 불리던 류현진의 성벽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날, 팬들은 영웅의 가장 고독한 퇴장을 마이애미의 찬바람 속에서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다.
2008년 베이징에서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열었던 그 왼손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무거워져 있었다. 도미니카의 무자비한 화력 앞에 난도질당한 그의 제구력은 더 이상 마법을 부리지 못했고, 2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의 뒷모습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처절한 풍경이었다.
비록 방패는 부서지고 성문은 열렸으나, 그가 흘린 땀방울이 적신 마운드의 흙먼지는 여전히 그가 대한민국 야구의 위대한 영웅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한 시대가 장렬하게 저무는 이 참혹한 피날레 속에서, 팬들은 슬픔을 넘어선 경의로 노병의 마지막 짐을 함께 나누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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