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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칼코마니도 없다' 클린스만과 홍명보의 시작과 결말 너무 같아...한국축구의 '비극', 벤투 미재계약에서 시작

2026-06-29 18:23:56

위르겐 클린스만(왼쪽)과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왼쪽)과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끝없는 기로에서 헤매고 있다. 화려한 멤버를 보유하고도 연이은 행정 파행과 사령탑 잔혹사로 얼룩진 현 상황을 두고, 축구계 안팎에서는 모든 비극의 시발점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직후 단행된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미재계약'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축구협회가 심어놓은 독단과 시스템 파괴의 씨앗이 결국 위르겐 클린스만과 홍명보라는 두 감독의 데칼코마니 같은 비극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벤투 감독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숱한 흔들기 속에서도 '빌드업 축구'라는 확고한 철학을 이식하며 원정 16강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장기적 안목의 4년 재계약 대신 꼼수에 가까운 '1+알파' 조건을 제시하며 그를 사실상 밀어냈다. 지도자의 전술적 뚝심과 사단 전체를 통제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협회 수뇌부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탓이다. 확고한 기준점이었던 벤투를 제 발로 걷어찬 순간부터 한국 축구의 표류는 예견되어 있었다.

벤투가 떠난 빈자리를 채운 클린스만과 홍명보의 행보는 시작부터 결말까지 놀라울 정도로 판박이였다. 두 감독 모두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독단적 '밀실 선임'을 통해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나 한국 축구의 철학적 계승에 대한 고민은 전무했다. 오직 지도부를 위한 정무적 선택만이 존재했을 뿐이다.
과정 역시 오만과 불통으로 점철됐다. 클린스만은 외유 논란과 재택근무로 팬들의 공분을 샀고, 홍명보는 선임 과정의 불공정성과 특혜 의혹으로 청문회장에 서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도 "정당한 절차"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두 감독 모두 뚜렷한 전술 없이 선수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는 '해줘 축구'를 반복하며 대표팀의 전술적 역량을 후퇴시켰고, 미디어와 팬들의 정당한 비판을 악의적인 흔들기로 치부하며 고립을 자초했다.

그 비참한 결말마저 똑같았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참패와 선수단 내분 방치 끝에 경질되며 1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위약금 폭탄을 협회에 안겼다. 홍명보 감독 역시 성난 여론과 문체부 감사, 내부 분열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는 수순을 밟았다. 벤투 사단을 붙잡을 돈을 아끼려던 협회가, 시스템을 무시하고 데려온 두 감독에게 수십, 수백억 원의 예산과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통째로 탕진하는 최악의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결국 클린스만과 홍명보의 잔혹사는 감독 개인의 무능을 넘어, 축구협회의 오만한 행정이 부른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벤투가 남긴 시스템이라는 유산을 파괴하고 자신들의 통제권만을 강화하려 했던 협회의 선택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뼈아픈 비극의 서막이 되었다. 이 뿌리 깊은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축구협회 수뇌부의 인적 쇄신과 행정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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