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 막는 SK '밀어내기 수비'...리버스 스윕 가능할까

전슬찬 기자| 승인 2025-05-15 07:00
접전. 사진[연합뉴스]
접전. 사진[연합뉴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서울 SK가 2연승에 성공해 창원 LG 쪽으로 기울어진 전황을 조금씩 뒤집고 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3패를 먼저 안은 팀이 4연승으로 우승을 달성하는 '리버스 스윕'(역싹쓸이)은 나오지 않았다.

새 역사를 쓰려는 SK는 이번 챔프전으로 이미 프로농구에서 전례 없던 일을 이뤘다. 1∼3차전을 모두 내준 팀으로는 최초로 2연승을 거두고 반격했다.

올 시즌 SK에 앞서 먼저 3패를 안은 사례는 네 차례 있었다.

2005-2006시즌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 2012-2013시즌 SK, 2014-2015시즌 원주 동부(현 DB), 2020-2021시즌 전주 KCC(현 부산 KCC)였다. 네 팀 모두 4차전을 내줘 스윕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 팀과 달리 3차전(73-48), 4차전(86-56) 연속 압승으로 어느 정도 챔프전 분위기를 바꾼 SK지만 여전히 서 있는 곳은 벼랑 끝이다.

끝까지. 사진[연합뉴스]
끝까지.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7시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6차전에 패하면 LG가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 축배를 든다.

SK는 4, 5차전 압승의 원동력이 된 '밀어내기 수비'를 6차전에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별한 전략·전술이 아니라 수비 시 지켜야 할 일반적인 원칙에 가깝다.

리바운드, 수비, 스크린 등 코트 위 모든 플레이에서 상대를 골대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는 수비 자세를 갖춰달라는 게 전희철 SK 감독의 주문이었다.

3차전까지 힘을 쓰지 못했던 SK는 '밀어내기'에 집중하면서 4, 5차전 LG의 평균 득점을 52점까지 떨어뜨렸다.

우승까지 순항하던 LG가 흔들리는 건 밀어내기로 구체화한 SK 선수들의 강한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골 밑을 집요하게 공략하던 센터 아셈 마레이와 파워포워드 칼 타마요의 위력이 반감되자 LG는 전 감독의 구상대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6차전. 사진[연합뉴스]
이제는 6차전. 사진[연합뉴스]
LG에는 마레이, 타마요를 제외하고는 고강도 압박을 이겨내고 골 밑까지 진입해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안정적 경기 운영이 강점이지만 저돌적인 돌파 능력은 약한 양준석은 최원혁과 김태훈의 필사적 수비에 밀려 좀처럼 3점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마레이와 양준석이 묶인 가운데 슈터 유기상도 단발성으로 쏘는 3점을 제외하고는 공격에 기여하지 못했다.

LG 선수들이 얼마나 외곽으로 밀려다녔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자유투다.

지난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5차전 LG가 얻어낸 자유투는 12개에 그쳐 SK(23개)에 크게 밀렸다.

이마저도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는 마레이를 빼면 박정현이 2개를 얻어낸 게 전부였다.

LG는 2점 시도(28회)보다 3점 시도(40회)가 월등히 많았다. 농구에서 공격의 기본 조건인 골 밑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사진[연합뉴스]
더 높은 곳을 향해. 사진[연합뉴스]
2경기 연속 유사한 양상으로 대패한 LG의 조상현 감독이 이 같은 '피지컬 열세'를 극복하도록 선수들을 얼마나 독려할 수 있는지에 우승 향방이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 감독은 5차전 직후 "내가 경기 플랜을 잘못 짰다. 선수들이 적극성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적지에서 열리는 6차전까지 잡은 뒤 3연승의 기세를 품고 운명의 7차전이 펼쳐지는 홈으로 돌아오겠다는 게 SK의 각오다.

전희철 SK 감독은 "창원체육관이 '도서관'이 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면 충분히 (6차전 승리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워드 안영준도 "(7차전) 잠실로 돌아올 수 있으면 그때는 (리버스 스윕) 가능성이 클 것 같다"며 "(창원의) LG 팬들이 조용해지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계속 그렇게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시하는 전희철 감독. 사진[연합뉴스]
지시하는 전희철 감독. 사진[연합뉴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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