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에서 '전력 외' 처분을 받은 기성용의 포항행은 지난달 25일 서울 구단의 결별 발표로 기정사실화됐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성용이 VIP석에서 지켜본 두 팀의 맞대결에서 서울이 4-1로 완승했다.
약 2주간의 휴식 후 19일 스틸야드에서 포항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은 씁쓸한 출발을 했다. 2-0으로 앞서던 포항이 전북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기성용이 직접 뛴 홈 2연패를 포함해 그의 입단이 확정된 이후 포항은 3연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포항은 4골을 넣고 12골을 실점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기성용과 그를 영입한 박태하 감독 모두에게 당혹스러운 결과다.
최근 3경기 모두 결정적 순간에 돌발 상황이 발생한 점이 아쉬움을 더한다. 기성용 없이 치른 서울전에서는 주축 미드필더 오베르단이 전반 28분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렸다. 전북전에서는 추가시간 이호재의 자책골로 역전골을 허용했고, 수원FC전에서는 김동진이 후반 중반 퇴장당한 뒤 3골을 더 내줬다.
기성용이 출전한 2경기에서 그의 개인 플레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여전히 중원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공격수들에게 정확한 롱패스를 배달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수원FC전에서는 공격 방향 패스 17개 중 16개를 성공시키는 정확도를 자랑했다.

기성용의 킥과 패스 능력은 검증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중원 활력 저하라는 약점이 부각됐다. 그라운드를 지칠 줄 모르고 누비는 오베르단이 곁에 있다면 기성용의 단점은 상쇄되고 장점은 더 빛날 수 있다.
포항 구단에 따르면 오베르단의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어 주말 복귀가 확실하다.
기성용 영입이 사실상 확정된 시점 4위였던 포항은 현재 5위로 하락했다. 포항은 27일 오후 7시 대구 iM뱅크파크에서 대구FC와 24라운드를 치른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