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최근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카일 터커다. 그는 2025 시즌 2할 6푼대의 타율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지표로 본다면 준수한 수준이지만, 그가 받아 든 성적표는 4년 총액 2억 4,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00억 원에 달한다. 연평균 6,000만 달러(약 880억 원)라는 수치는 KBO 리그 상위권 구단의 한 해 선수단 전체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3할을 치지 못해도, 그저 장타력과 출루 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개인에게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는 광경은 경악을 넘어 허탈감을 안겨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의 계약 역시 국내 팬들에게는 생소한 'MLB식 실성'을 보여준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할 3푼대의 타율에 머물렀다. 한국 기준으로는 연봉 삭감을 걱정해야 할 성적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그의 유격수 수비 가치와 선구안에 주목하며 1년 2,000만 달러(약 300억 원)라는 거액을 안겼다. 타율 2할 초반의 타자가 연봉 300억 원을 받는 현상은 오직 자본에 취해 제정신을 놓아버린 MLB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결국 지금의 메이저리그는 돈이 돈을 낳는 구조 속에서 현실 감각을 상실한 상태다. 1할대 타자가 수십억을 받고, 2할 초반이면 수백억, 2할 중반이면 수천억을 쓸어 담는 구조는 더 이상 '스포츠 비즈니스'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
KBO의 몸값 상승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데이터와 자본이라는 명분 아래 수조 원의 돈 잔치를 벌이는 MLB의 행보는 '미쳤다'는 말을 넘어 이미 '실성'의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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