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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장기집권. 언제까지 강민호·양의지인가?'… 한국 야구, 포수 계보가 끊겼다

2026-02-13 10:43:01

양의지(왼쪽)와 강민호
양의지(왼쪽)와 강민호
한국 야구사에서 포수라는 보직은 단순한 수비 위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안방마님'이자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포수는 팀의 전력을 지탱하는 뿌리였다. 1980년대 이만수라는 거포 포수의 등장 이후, 수비의 정점을 찍은 박경완, 그리고 2010년대를 양분한 강민호와 양의지까지 한국 야구는 세계적인 수준의 포수 계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 화려한 계보가 사실상 중단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포수 실종론'의 가장 큰 근거는 독점적 구도의 장기화에 있다. 강민호와 양의지라는 두 거성이 15년 가까이 리그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동안, 그들의 벽을 넘어서는 '대형 포수'는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후배들의 기량 부족만 탓할 문제는 아니다. 고교 야구 현장에서부터 포수 기피 현상이 심화되었고, 유망주들이 수비 부담이 적고 주목도가 높은 내야수나 투수로 전향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인적 자원 자체가 고갈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계보의 단절'이라기보다는 '심각한 수준의 과도기'로 진단한다. 90년대 중반생 포수들 중 주전급으로 도약한 이들이 부재하면서 세대 사이의 허리가 잘려 나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동원, 장성우 등 베테랑들이 여전히 리그 수비상의 주인공이 되거나 고액 FA 계약을 체결하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그들을 위협할 젊은 포수가 없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최근 1~2년 사이 2000년대생 포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으며 국제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NC의 김형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국가대표 주전 포수의 자질을 입증했으며, 강한 어깨와 타격 잠재력을 앞세워 '포스트 양-강' 시대를 준비 중인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선배들처럼 단번에 리그를 압도하는 천재성을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현대 야구가 요구하는 데이터 활용 능력과 안정적인 프레이밍을 바탕으로 새로운 포수상을 정립하고 있다.

결국 한국 야구 포수 계보의 생명력은 '시간'과 '인내'에 달려 있다. 포수는 투수와 달리 완성까지 최소 5년 이상의 육성 기간이 필요한 특수 보직이다. 과거처럼 압도적인 스타 한 명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을 통한 포수진의 평균 하향 평준화를 막는 것이 급선무다. KBO 리그가 겪고 있는 지금의 진통은 구시대의 영광이 저물고 새로운 세대의 질서가 세워지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일지도 모른다.

강민호와 양의지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한국 야구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누가 이 무거운 장비를 이어받아 한국 야구의 다음 10년을 지탱할 것인가. 계보의 중단이 아닌, 새로운 장의 시작을 알리는 영리한 안방마님의 등장을 팬들은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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