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육상대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308043625039605e8e9410871751248331.jpg&nmt=19)
sprint는 원래 뛴다는 고대 노르디어 ‘spretta’와 출발한다는 스웨덴어 ‘spritta’와 같은 스칸디나비안어에서 넘어왔다. 1871년 처음으로 영어에서 단거리를 뛴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육상 뿐 아니라 수영 등에서 짧은 거리를 경주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19세기 영국에서 근대 육상이 발전하면서 sprint는 공식적으로 단거리 달리기를 의미하게 됐다. 보통 100m, 200m, 400m를 통틀어 ‘sprint races(단거리 경기)’라고 부른다.
일본국어 대사전에는 ‘단거리’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메이지 40년인 1907년 6월28일자 호치신문 보도였다고 설명한다. 이 기사는 ‘2백40간(약436m) 단거리 레일을 까는데 10만엔의 공사비가 든다’고 보도했다. 육상경기에서 단거리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1923년 노구치 겐사부로가 펴낸 ‘육상 경기법’이었다. 여기서 단거리경주, 단거리경영 등의 말이 등장했는데 이를 보통 단거리라고 줄여서 말했다. 한자나 영어 등의 어휘를 줄여서 쓰는 경향이 많은 일본인들은 sprint라는 영어 단어를 의미론적으로 해석해 '단거리'라는 말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단거리라는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했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단거리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단거리라는 말이 육상 용어로 처음 등장하는 것은 조선일보 1925년 1월1일자 ‘육상의 황금긔를 지엇다’라는 기사였다. 양정고보 운동부의 일본인 봉안창태랑(峰岸昌太郞)이 쓴 기사에서 ‘대정십년경(大正十年頃)은 조선(朝鮮)의 육상경기(陸上競技)가 매우어렷섯다 그리하야 단거리(短距離)의『스타트』까지도모를지경(地境)이엇다’고 전했다. 여기서 대정십년은 일본 대정(다이쇼) 천황이 즉위한 지 10년째 되는 1922년이며 당시 일본에서 시작된 육상경기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시기였다. 국내서는 1924년 원달호에 의해 육상경기규칙급부록이 편찬되며 육상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북한에선 스프린트를 ‘단거리 질주’라고 부른다. 스프린트가 ‘짧은 거리에서 전력으로 달린다’는 뜻을 지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풀어 ‘단거리(짧은 거리)’와 ‘질주(전력으로 달림)’라는 표현으로 옮긴 것이다.
북한은 외래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남한과 달리 의미를 풀어 우리말로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같은 번역 방식은 북한 스포츠 용어 전반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해머던지기’는 ‘추던지기’, ‘허들’은 ‘장애물달리기’, ‘필드’ 경기는 ‘투척·도약 경기’라고 부른다. 외래어의 발음을 옮기기보다 뜻을 설명하는 우리말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다. 언어를 가능한 한 민족적이고 대중적으로 만들겠다는 북한의 언어 정책이 스포츠 용어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본 코너 1715회 ‘북한에서 왜 ‘해머던지기’를 ‘추던지기’라고 말할까‘, 1716회 ’북한 육상에서 왜 '필드'를 '투척·도약경기장'이라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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