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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내일 없는 도박에 루키를 던지나?..박준현, 추격조가 아니라 당장 2군에 보내야, 타 구단도 마찬가지

2026-03-14 07:51:17

박준현 [키움 제공]
박준현 [키움 제공]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슈퍼 루키' 박준현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화려한 구속 뒤에 가려진 기록은 1이닝 2실점, 투구수 27개라는 불안한 지표였다. 설종진 감독은 "흥분해서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며 다음 등판을 기약했지만, 야구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 지금 박준현에게 필요한 것은 1군 마운드에서의 '적응'이 아니라 2군에서의 철저한 '숙성'이기 때문이다.

야구 유망주들 사이에서는 "고졸 신인은 키움에 지명받아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돈다. 입단하자마자 1군 무대에서 뛸 기회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키움의 탄탄한 육성 시스템 덕분이 아니다. 외부 FA 영입이나 전력 보강에 투자하지 않아 선수층이 얇아질 대로 얇아진 키움이, 당장 경기를 치를 자원이 부족해 신인들을 1군 사지로 내모는 '자업자득'의 결과다.

전체 1순위 지명자이자 7억 원의 계약금을 받은 박준현은 구단 입장에서 거대한 자산이다. 그렇다면 더욱 잘 관리해야 한다. 눈앞의 성적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행태는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치바 롯데 마린스는사사키 로키를 얻었을 때, 입단 첫해 1군은커녕 2군 공식 경기에도 단 한 차례도 등판시키지 않았다. 시즌 내내 오직 '프로의 몸'을 만드는 훈련과 투구 메커니즘 정립에만 전념하게 했다. 160km를 던져도 무너지지 않을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1년의 시간을 기꺼이 투자한 것이다. 그 인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사사키가 존재한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2군에서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괴물' 폴 스킨스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다.

반면 키움은 당장 오늘 먹고사는 문제에 매몰되어 내일의 에이스를 도박판에 올리고 있다. 2군에서 체계적인 투구 메커니즘을 정립하고 인성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에 1군 추격조라는 이름으로 어깨를 소모시키는 것은 육성이 아니다. 제대로 된 투자 없이 신인의 재능에만 의존하는 야구는 오래갈 수 없다.

박준현을 진정한 에이스로 키우고 싶다면, 그리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키움은 당장 그를 2군 훈련장으로 보내야 한다. 눈앞의 성적과 포스팅비에 눈이 멀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 키움이 벌이는 '내일 없는 도박'의 끝은 결국 선수의 부상과 리그의 질적 하락뿐이다.

이는 비단 키움만의 문제가 아니다. KBO 리그 전체가 '오늘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해 '내일의 걱정'을 외면하고 있다. 타 구단들 역시 유망주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기보다 눈앞의 성적을 위해 고졸 신인을 곧장 1군 전쟁터로 내던진다. 2군에서 1년 이상 썩히며 내실을 다지는 일본식 육성 시스템은 우리에겐 사치로 여겨진다.

결국 한국 야구가 사사키 같은 압도적 에이스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재능의 부재가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다. 오늘 당장 승리라는 '첫술'에 배부르기 위해 미래 가치를 저당 잡히는 조급증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박준현을 비롯한 수많은 루키가 2군에서 담금질할 시간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도박판의 패로 쓰이는 현실, 이것이 바로 '내일'을 포기한 KBO의 서글픈 민낯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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