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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확률을 깨? 농구는 되는데 야구는 왜 안 될까...정규시즌 5위 의미 있나

2026-06-10 07:57:52

야구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야구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2025~2026 프로농구(KBL)에서 정규리그 6위 KCC 이지스가 '0%의 확률'을 뚫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이 일어나면서 프로야구(KBO) 팬들 사이에서도 묘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5위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단일 리그 체제가 정착된 이후 4위 이하 팀이 우승 컵을 들어 올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구조적으로 하위 팀의 반란이 가능한 농구와 달리, 야구는 상위 팀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계단식 포스트시즌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위 팀은 매 라운드 피를 흘리며 올라가야 하는 반면, 정규시즌 1위 팀은 안방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투수력을 비축한 채 기다린다. 단기전의 핵심인 투수력과 체력이 바닥난 하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을 꺾는 것은 기적을 넘어 기적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우승 확률이 0%에 수렴하는 프로야구에서, 매년 시즌 막판까지 펼쳐지는 치열한 '5위 싸움'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5위는 구단과 선수단, 그리고 팬들에게 생존과 미래를 증명하는 절대적인 마지노선이다.

우선 구단 재정과 마케팅 측면에서 가을야구 턱걸이라도 성공하는 것과 6위로 무대를 내려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단 한 경기만 치르고 탈락하더라도 관중 수입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더불어 '가을야구 진출 팀'이라는 훈장은 비시즌 동안 구단 가치를 높이고 마케팅을 전개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현장의 사령탑과 프런트에게도 5위는 목숨줄과 같다. 아무리 과정이 험난했어도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는 순간 실패한 시즌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명분이 생긴다. 반면 6위로 아깝게 탈락한 팀의 감독들은 비시즌에 경질의 칼바람을 맞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장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소득은 따로 있다. 바로 젊은 유망주들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큰 무대 경험을 쌓는다는 점이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과 매 순간이 벼랑 끝인 포스트시즌의 압박감을 견뎌낸 젊은 선수들은 다음 시즌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한다. 당장 올해 우승은 못 하더라도 내일의 우승을 위한 가장 확실한 예방주사를 맞는 셈이다.

결국 야구에서 5위란 단순히 우승 레이스의 들러리가 아니다. 팬들에게는 가을에도 야구를 볼 수 있는 축제의 시간을, 구단에게는 생존의 명분을, 그리고 팀의 미래에게는 성장의 자양분을 제공하는 가장 가치 있는 꼴찌인 셈이다. 이것이 매년 가을 초입마다 5위 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진흙탕 싸움에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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