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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의 착각? '이의리는 손주영이 아니다'…불펜서 조정 후 선발 복귀시켰어야, 이젠 늦었다

2026-09-28 10:02:30

이의리
이의리
이의리는 손주영이 아니다.

둘 다 원래 선발 투수였고 팀 사정에 따라 불펜으로 이동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상황은 달랐다. LG 손주영은 팀의 마무리 공백 때문에 임시로 뒷문을 맡은 경우였고, KIA 이의리는 선발에서 부진해 불펜으로 내려간 경우였다.

그렇다면 이의리의 불펜행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선발 복귀를 위한 조정이었다. 선발에서 부진했던 이의리가 짧은 이닝을 던지면서 구위를 회복하고 제구를 가다듬었다면, 다음 단계는 당연히 선발 복귀 준비였어야 한다. 롱릴리프로 이닝과 투구 수를 조금씩 늘리고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KIA의 선택은 달랐다. 이의리가 불펜에서 잘 던지자 계속 불펜에 뒀고, 필승조를 거쳐 마무리까지 맡겼다. 잘하니까 더 중요한 상황에 쓰겠다는 단기적인 판단이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했다. 불펜에서 잘 던졌다는 것과 마무리 투수가 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것은 선수가 잘해서 생긴 역설이다. 잘 던지니까 오히려 원래 자리로 돌아갈 기회가 뒤로 밀려버렸다.

KIA의 불펜 사정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뒷문을 확실하게 맡을 투수들이 불안한 상황에서 구위가 좋은 이의리를 마무리로 쓰는 것은 당장 승리를 위해서는 편한 선택이다.

하지만 감독은 오늘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 이의리를 내년에도 선발로 쓸 생각이라면 올 시즌 후반기에 선발 복귀를 위한 준비를 했어야 한다. 지금 와서 다시 선발로 돌리려고 해도 시즌 막판이다. 투구 수를 늘리고 이닝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복귀 타이밍을 놓쳤다.

손주영 사례를 그대로 이의리에게 적용해서도 안 된다. 손주영은 선발 자원이면서 팀 사정 때문에 마무리를 맡았고, 그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이의리는 선발에서 부진한 뒤 불펜으로 내려가 회복 과정을 거친 선수다. 출발점부터 다르다. 이의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새로운 마무리 투수의 발견'이 아니라 '선발 투수의 재정비'였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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