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pole’ 어원은 땅에 박는 말뚝이나 기둥을 뜻하는 라틴어 ‘palus’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영어 ‘pal’을 거쳐 오랜 세월을 거치며 현대 영어에서 길고 가느다란 막대라는 의미로 발전했다. 눈 위에서 추진력을 얻고 턴의 리듬을 만드는 오늘날의 스키 폴은 언어의 역사 속에서는 결국 인간이 몸의 힘을 전달하기 위해 손에 쥐었던 하나의 긴 막대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폴의 본질은 처음부터 어떤 움직임을 돕거나 힘을 전달하는 데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1970년대 이후 스키 기사에서 폴이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76년 1월 10일자 ‘겨울스포츠의 꽃 스키 初步者(초보자)위한 가이드’ 기사에서 ‘대중용 스키 1벌을 사려면 구두(1만5천~2만원), 바인딩(7천~8천원), 스키판(1만2천원), 스키폴(스틱 2천4백~3천원) 등 4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당시 기사에서 ‘스키폴’ 뒤에 ‘스틱’이라는 말을 함께 적었다. 오늘날에는 스키 폴이라는 명칭이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표현을 병기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이 기사는 적어도 1976년 무렵 우리나라 신문에서 ‘스키폴’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다.
오늘날의 스키 폴을 과거의 막대기와 완전히 같은 용도로 볼 수는 없다. 스키의 형태와 사용법, 폴의 재료와 구조는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그러나 사람이 눈 위에서 미끄러지며 이동할 때 손에 쥔 막대기가 제공하는 지지력과 추진력은 오랫동안 유효한 원리였다.
이 점에서 스키 폴은 스포츠 장비의 발전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다. 일상적인 도구의 기능이 이동 기술과 결합하고, 다시 스포츠의 기술을 완성하는 전문 장비로 발전한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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