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회말 1사 1루. 곽빈은 오스틴을 상대로 2볼 2스트라이크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앞선 투구에서 곽빈은 시속 156~157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졌다. 오스틴은 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5구째 직구는 파울이 됐다.
그렇다면 다음 공은 무엇이어야 했을까?
그러나 곽빈의 선택은 커브였다. 6구째 시속 128km 커브가 높은 코스로 들어갔고, 오스틴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선제 투런 홈런이었다. 단 한 번의 실투가 순식간에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물론 야구에서 결과를 알고 나서 투구 선택을 비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커브 자체가 잘못된 구종이라고 할 수도 없다. 직구를 연속해서 보여준 뒤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은 투수들이 흔히 사용하는 전략이다. 문제는 구종 자체가 아니라 그 공이 어디로 들어갔느냐다. 낮게 떨어져야 할 커브가 높은 코스에 형성되면서 오스틴에게 장타를 허용할 수 있는 공이 됐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곽빈은 강속구라는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었다. 오스틴이 앞선 직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도 승부의 중요한 단서였다. 그렇다면 가장 자신 있는 무기로 정면 승부를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한 번의 실투가 다음 경기를 위한 경험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산에는 패자부활전도, 다음 기회도 없었다. 그만큼 한 타자와의 승부에서 투구 하나하나의 무게가 달랐다.
야구에서 모든 패배를 한 장면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공을 선택했는지는 반드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곽빈에게는 시속 158km의 강속구가 있었다. 그런데 왜 커브였을까? 이미 경기는 끝났다. 두산의 가을야구도 끝났다. 남은 것은 그 결정적인 6구째를 다시 돌아보는 일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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