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 여건은 좋지 않았다. 감독 선임이 늦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1옵션 데릭 윌리엄스의 합류가 무산돼 2옵션 케렘 칸터가 주포를 맡고 크리스 맥컬러가 급히 합류했다. 주축 이원석은 상무에 입대했다.
그런데도 경기력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시즌 최다 실점 2위(83.3점)였던 수비는 최소 실점 2위(78.3점)로 바뀌었고, 야투율은 43.8%에서 50.9%로 올라 리그 1위를 달린다. 리바운드(36.9개)와 어시스트(20.7개)도 2위에 올라 골밑 장악력과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함께 갖췄다. 골밑의 칸터를 축으로 다섯 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기회를 만든다.
정관장 시절 첫해 통합우승과 EASL 정상을 이끈 김 감독은 부임 직후 기본과 원칙을 앞세웠고, 선수는 물론 코치진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해 하나로 묶었다.
베테랑 이관희는 재료는 그대로인데 주방장이 바뀌었다며, 기존 팀이 양식이었다면 김 감독은 규율을 중시하는 정통 한식파라고 비유했다. 요즘 흐름과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철학이 선수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한 구단 지도자는 삼성이 지난 시즌에도 3점슛이 확실해 꼴찌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헌신하는 외국인 선수가 중심을 잡으면서 공수 균형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운도 따랐다. 정관장 라숀 토마스, LG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빠졌고, 9연승 제물 소노도 1쿼터 5분 만에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허리를 다쳤다.
삼성은 다음 달 1일 올 시즌부터 잠실학생체육관을 함께 쓰는 라이벌 SK와 첫 맞대결을 벌인다. BCL 아시아 출전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SK까지 꺾으면 역대 최소인 10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한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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