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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리]최첨단 골프볼 생산 현장을 가다

2015-06-17 10:11:34

▲타이틀리스트프로V1x의코어와아이오노머케이싱레이어가몰딩된모습.정확한온도와압력이가해져야하는과정이다.
▲타이틀리스트프로V1x의코어와아이오노머케이싱레이어가몰딩된모습.정확한온도와압력이가해져야하는과정이다.
[파타야(태국)=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골프 볼은 매우 작다. 하지만 그 안의 세계는 여전히 신비에 둘러싸여 있다. 지름 1.680인치(42.67mm) 이상, 무게 45.93g 이하인 골프 볼에는 화학, 물리학, 재료공학, 유체역학, 컴퓨터 공학 등 최첨단 과학이 총동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골프 볼 개발자는 이렇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솔직히 아직도 딤플의 정확한 작동 원리를 100% 이해하지는 못한다.” 골프 볼은 그래서 우리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작은 우주’라 불릴 만하다. 그 우주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다녀왔다.
▲원재료가배합된이후코어로제작되는과정(왼쪽에서오른쪽으로)을보여주는전시물.
▲원재료가배합된이후코어로제작되는과정(왼쪽에서오른쪽으로)을보여주는전시물.

타이틀리스트 태국 생산 시설 첫 영상 공개
‘작은 우주’인 골프 볼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보기 위해 지난 5월 말 태국 파타야 라용에 위치한 타이틀리스트 ‘볼 플랜트4’(BP4)를 방문했다. 타이틀리스트가 미국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볼 생산 시설이다.

공장 내부에는 허용된 카메라 외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고, 촬영도 허락된 곳에서만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이곳을 영상 카메라를 동반한 언론 매체에 공개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머리에는 흔히 식품 공장에서 사용하는 캡을 둘러야 했고, 내부 온도와 습도는 철저하게 관리됐다.

가장 먼저 만난 건 원재료 혼합기였다. 철골 계단을 따라 2층 높이의 구조물에 오르니 골프 볼 코어 제작에 사용되는 폴라부타디엔(합성고무)과 색상 배합제 등 각종 재료들이 놓여 있었다. 폴리부타디엔에 어떤 첨가제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물성은 변하게 된다. 대략 4~6가지의 재료가 혼합된다고 한다.

이 과정은 골프 볼의 엔진에 해당하는 코어를 만드는 만큼 세심한 컨트롤이 요구된다. 정확한 혼합 비율이 유지돼야 볼이 원하는 무게와 컴프레션, 초기 속도를 가질 수 있어서다. 2층에서 섞인 원재료는 직사각형의 얇은 담요 형태가 돼 1층으로 배출된다. 배출된 재료들은 몰딩이 이뤄지기 전까지 온도와 습도 등이 엄격히 통제된 공간에 보관된다.

혼합 재료는 압출 가공을 거치기 위해 가늘고 긴 막대 형태로 준비되고, 압출 가공을 거치면서 마치 떡볶이용 떡처럼 잘린다. 그리고 정확한 온도와 압력으로 몰딩되면서 코어로 완성된다. 몇 도의 온도로 얼마나 가열하고, 냉각하는 지는 기밀이다.
▲프로V1코어의제작모습.
▲프로V1코어의제작모습.
코어 몰딩에선 균일한 온도 유지가 관건

김태훈 타이틀리스트 볼 매니저는 “수 백 개의 코어가 한꺼번에 몰딩되는 과정에서는 판 전체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 기술”이라며 “그래야 코어가 어떤 위치에서 몰딩이 되더라도 균일한 경도를 유지할 수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틀리스트도 이 기술을 개발해 적용한 게 4년 전인 2011년부터다”면서 “이 기술 덕분에 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프로 V1x는 2중 코어 구조여서 몰딩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게 된다. 아래 판에 내부 코어를 넣고, 위에서 판을 덮는 방식이다. 몰딩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 코어의 경도도 변하게 된다. V1x가 롱 게임에서 스핀 양이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어 몰딩 과정에서 남아 있던 불필요한 잔여물은 그라인딩 과정을 거치며 제거된다. 그라인딩 과정은 한 번 더 있는데 이걸 ‘글리바’ 과정이라고 한다. 코어를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샤포 비슷한 장비로 갈아낸다. 프로 V1의 경우 이 과정을 통해 1.55인치 사이즈의 완벽한 구형으로 가공된다.

코어에는 다시 아이오노머(설린) 케이싱 레이어가 몰딩된다. 설린 케이스가 코어와 결합한 뒤 정확한 온도와 압력을 통해 아이오노머 레이어를 입히는 것이다. 코어는 지름 측정 검사와 세척, 건조 등의 피니싱 단계를 거쳐 우레탄 몰딩 룸으로 이동한다.
▲볼을삼발이위에올려놓은뒤우레탄페인트를뿌리고있다.볼에바늘로찌른듯한작은자국이있는건이과정때문이다.
▲볼을삼발이위에올려놓은뒤우레탄페인트를뿌리고있다.볼에바늘로찌른듯한작은자국이있는건이과정때문이다.

볼에 새겨진 ‘의문의 알파벳’은 호두과자 틀 흔적

코어에 커버를 씌우는 이 단계에서는 마치 호두과자 틀과 같은 캐비티가 이용된다. 효과적인 몰딩을 위해 프레임과 캐비티, 그리고 코어를 사전에 일정한 온도로 예열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캐비티에는 2개의 알파벳이 적혀 있는데 이건 프로 V1과 V1x 틀을 구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볼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알파벳을 확인할 수 있다.

우레탄이 코어와 결합하기 위해 캐비티 안에 삽입되면 코어가 캐비티 중심에 배치되고, 2개의 몰드가 결합된 후 충분히 굳도록 2단계의 냉각 과정을 거친다. 우레탄을 입힌 볼은 몰딩 과정에서 생긴 잔여물을 제거한 뒤 진동 공정으로 넘어간다. 물과 세라믹을 이용해 마찰로 볼 표면에 미세한 흠집을 내는 과정이다. 작은 흠집은 페인팅이 잘 되도록 한다.



페인팅 과정을 보기 위해서는 머리의 캡 외에도 비옷(?)과 신발에 덧신을 신은 후 출입할 수 있었다. 볼은 총 2번의 페인팅 과정(클리어 코팅까지 합치면 3번)을 거친다. 뾰족한 삼발이 위에 볼을 올린 후 스프레이로 뿌리는 방식이다. 이 때 사용되는 페인트는 타이틀리스트 볼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 개발됐다고 한다. 같은 양의 우레탄 페인트가 분사되도록 정해진 시간마다 볼 3개를 추출해 무게를 측정한다고 했다.

넘버 등 찍는 위치는 항상 일정…위치는 비밀

건조 과정을 거친 이후에는 드디어 스탬프를 찍었다. 기계가 볼을 빠르게 회전시키더니 어느 순간 멈춘 후 패드로 스탬프를 찍었다. 볼을 회전시키는 건 일정한 패턴이 나타나는 지점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수많은 딤플이 있는 가운데서도 일정한 지점에 스탬프를 찍는 것이다. 정확히 어떤 위치에 찍는 지는 비밀이라고 했다.

넘버의 색이 검정인 프로 V1은 넘버와 로고를 동시에 찍은 후 사이드 스탬프를 찍고, 넘버의 색이 빨강인 V1x는 넘버와 로고, 그리고 사이드 스탬프를 각각 따로 찍는다. 마지막으로 볼을 더욱 빛나게 하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클리어 코팅을 하게 된다.

▲볼에스탬프를찍고있는모습.넘버와로고등은항상일정한위치에찍힌다.정확한위치는비밀이다.
▲볼에스탬프를찍고있는모습.넘버와로고등은항상일정한위치에찍힌다.정확한위치는비밀이다.

딤플 불량 단 한 개라도 발견되면 전체 검사

검수는 볼이 담겨 있는 큰 박스에서 랜덤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딤플 등 볼 비행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서 단 한 개의 불량이라도 발견되면 박스 전체를 검사한다고 했다. 검수는 사람이 직접 진행한다. 이곳을 방문했던 박상현 프로는 이들을 가리켜 “생활의 달인”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이들은 매년 미국 본사에서 불량품이 포함된 볼 박스를 보내오면 정해진 시간 안에 잘못된 볼을 찾아내는 테스트를 거쳐야만 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볼은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미국 시장에도 보내진다. 약 1시간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둘러봤지만 코어에는 169개 공정, 이후 제작에는 235개의 공정을 거쳐야만 하나의 볼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타이틀리스트 골프볼 주요 생산 공정

코어 원재료 혼합→압출 가공→솔리드 코어 몰딩→그라인딩→글리바→인젝션 몰딩→컴프레션 몰딩→코어 피니싱→우레탄 몰딩→진동 공정→프라임 스프레이→패드 프린트→클리어 코팅→전수 검사→패키징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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