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진수(故 김병찬 선수 이웃)
{AOD:2}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의 역도 금메달리스트 김병찬 선수를 여러분 혹시 기억하십니까? 아시안게임 이후에 아시아 선수권까지 휩쓸면서 촉망을 받던 역도 스타였죠. 그런데 1996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하반신 마비가 되고 그 후 매월 52만 5000원의 연금으로 생계를 연명해 왔습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때 보도가 많이 되면서 여러 분들이 안타까워했죠.
◆ 김진수> 안녕하세요.
◇ 김현정> 김병찬 선수하고는 언제 처음 알게 되셨어요?
◆ 김진수> 2014년 10월 정도부터 알고 지냈어요.
◇ 김현정> 우리 아파트에 산다, 이렇게요?
◇ 김현정> 그때부터 그냥 아는 이웃 정도가 아니라 매일 간병을 하셨다면서요?
◆ 김진수> 그러고 나서 제가 그 집을 가게 됐거든요. 어떻게 사시나 가봤는데 그 안방 쪽을 가니까 좀 악취도 많이 심했었고요. 그리고 장판 쪽도 옆에 있는 걸 많이 쏟으세요.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죠,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 김진수> 그리고 용변 같은 거는 여자 간병인한테 맡기기에는 조금 수치스럽잖아요. 그래서 제가 씻겨드리고 그랬거든요.
◇ 김현정> 기초적인 생활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었던 거네요, 김병찬 선수. 그렇게 쓸쓸한 말년을 보내던 김병찬 선수 결국은 지난해 6월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문제는 김병찬 선수의 정말 피땀이 깃든 그 각종 국제대회 메달이 고물상에 넘어갈 뻔했다고요?
◆ 김진수> 네.
◇ 김현정> 그거는 무슨 일입니까?
◆ 김진수> 김병찬 선수가 가족 분들이 없으시잖아요. 그래서 아파트 관리소에서 정리를 하는 과정에 살아계셨을 때 저랑 친분이 있는 걸 어디에서 얘기를 들으셨나봐요. 방송이나 이런 걸 통해서요. 그래서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집을 정리하신다고. 그런데 저는 그런 그 안에 진짜 소중한 것들이 있는 걸 제가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거를 남기고 싶어서 여러 곳에 전화를 드린 거예요.
◇ 김현정> 관리사무소에서 가족도 한 사람도 없고 이 집을 처분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그러면 그냥 일괄적으로 싹 쓸어다가 버릴 생각을 했던 거예요?
◆ 김진수> 고물상 업체에다가 불러가지고 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관리사무소에서 김진수 씨를 알고 연락을 했네요? 그때 김진수 씨가 ‘아, 안 됩니다’하고 막아선 겁니까?
◆ 김진수> 일단은 메달 따는 게 쉽지도 않고요. 대한민국의 명예를 빛내신 분, 그 업적이 다 없어질 것 같아서 그게 싫어서 전화를 한 거죠.

◆ 김진수> 처음에는 역도연맹에 전화를 했는데 전국대회 때문에 전화를 안 받으셨고 두 번째는 제가 역도연맹 다음에 생각나는 게 언론사더라고요. 그래서 언론사에다가 얘기를 했고 그다음에 이제 체육회에다가 연락을 하게 된 거예요.
◇ 김현정> 체육회에서는 전화하니까 뭐라고 합니까?
◆ 김진수> 찾으러 온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 김현정> 그러면 유품들, 메달들, 트로피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 김진수> 제가 알고 있는 거는 체육회로 간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이게 김병찬 선수 개인의 메달이기에 앞서서 우리나라가 딴 메달 아닙니까? 국제대회에서 나가서 딴 상들. 이게 정말 고물상에 가서 철조가리 하나, 쇠붙이 하나하고 똑같은 취급을 당할 뻔 한 거 아니에요?
◆ 김진수> 그렇죠. 그리고 진짜 아무런 소식이 없으셨어요. 그게 너무 싫었어요, 저는. 그래서 그걸 세상에 알렸고요, 제가.
◇ 김현정> 2년간 김병찬 선수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떤 점이 제일 안타까우셨어요.
◆ 김진수> 마지막에 슬프게 가셔서 좀 그래요.
◇ 김현정> 슬프게 가셨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진수> 그러니까 외롭게 가셔서. 제가 한번은 돌아가시기 전에 서울에 잠깐 갔다 왔거든요. 저랑 아버지랑 셋이서 갔다 왔는데. 이제 청량리 쪽 가는데 예전에 운동하셨던 추억 많이 얘기하셨었어요. 저기가 내가 운동했던 곳이다. 이러시면서.
◇ 김현정> 그 모습 떠오르고. 그 분께 소원 같은 것도 있었나요?
◆ 김진수> 소원 같은 거는 여행을 좀 갔다 오고 싶어하시긴 하셨었어요.
◇ 김현정> 여행을? 어디로요?
◆ 김진수> 제주도나 바닷가를 보시고 싶어 하셨어요.
◇ 김현정> 바다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
◆ 김진수> 네, 그런데 장애인 콜택시가 못 간다고 그러셨고요.
◇ 김현정> 바다 한번 보고싶다 했는데 결국은 바다 한 번 못 보고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 메달리스트네요. 고 김병찬 선수 참 들으신 대로 외롭고 쓸쓸한 인생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이렇게 곁을 지켜준 좋은 이웃이 있었다는 건 그나마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저는 그런 생각 듭니다.
◆ 김진수> 아닙니다.
◇ 김현정> 김진수 씨 오늘 감사드리고요. 메달들이 잘 보존되도록 끝까지 좀 신경써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 김진수> 그런데 그건 제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닌 거 같고요. 이거는 역도연맹이나 체육회에서 해 주셔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고맙습니다.
◆ 김진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역도 금메달리스트 고 김병찬 선수를 마지막까지 간병했던 이웃을 통해서 그 후의 상황들 들어봤습니다. 김진수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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