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4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1위의 강호를 상대로 가져온 결과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했고, 실제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라는 점에서 무승부는 패배처럼 느껴지는 아쉬운 결과다.
신태용 감독의 믿음대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위해 뛰었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했다. 목표는 분명했지만 과정이 불분명했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철저하게 무시됐다. 좋은 재료를 고루 섞이게 할, 그래서 맛난 음식으로 만들 양념이 부족했다. 오로지 결과만 바라보다 허무하게 90분이, 또 사실상 후반 40분 가까이 되는 수적 우위가 허투루 흘러갔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역습에 당할까봐 공격을 나가기보다 역습을 조심했다. 경기가 힘들어질 수 있어서 우리가 원하는 공격을 조금 자제했다”고 털어놨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는 경기다. 아무리 좋은 수비를 가진 팀이라고 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신태용 감독부터 ‘이기는 경기’가 아닌 ‘패하지 않는 경기’를 원했다.
‘신태용호’가 상대한 이란이 최종예선 9경기에서 8골을 넣고도 6승3무의 무패 기록을 이어온 비결은 9경기 무실점이 아니다. 무실점이라는 ‘밑그림’을 그린 뒤 필요한 순간 골을 넣으며 ‘색칠’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열정이 그라운드까지 전해지진 않은 듯하다. 적어도 현장을 찾은 6만이 넘은 축구팬은 분명 승리를 원했다. 경기 막판 늘어지는 경기 운영과 선수 교체에 커진 야유 소리가 이를 분명하게 입증한다.
중국과 시리아의 승리로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더욱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시리아가 급부상하며 자칫 2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게 됐다. 우즈베키스탄에 패하면 최악의 경우는 조 4위까지 밀려 플레이오프도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위기는 한국 축구 스스로 불러왔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원정 4경기 1무3패의 부진한 성적이 근본적인 이유다. 오는 5일 자정에 열릴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10차전은 그 어느 때보다 ‘이기는 축구’가 필요하다.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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