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이 돌아왔다. 마치 어느 곳에도 없는 것 처럼 숨어 있다가 불쑥 얼굴을 내민 형국이다. 아직 완벽하게 부활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시즌 초기의 모습에서는 완연히 벗어난 모습이다. '언젠가는 제 자리를 찾아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최정은 대부분 시즌이 그랬듯이 초반에는 좋지 않았다. 당연히 올해도 그 정도의 연례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년과는 달랐다. 무엇엔가 쫒기는 듯 방망이는 헛돌았다. 장타는 커녕 안타 생산도 하지 못했다.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잘 알려졌듯이 최정은 소문난 연습벌레다. 그런 최정이 올시즌을 앞두고는 훈련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스프링캠프가 조기 종료되는 등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를 못했다는 것이 그의 초기 부진의 이유로 꼽혔다.
최정의 부진은 SK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최정의 부진과 SK는 정비례 곡선이라도 되는 듯 10연패라는 최악의 늪에 빠졌다. 간신히 연패 터널을 벗어나는가 하면 3연패, 그리고 간신히 한 게임을 이기고 나면 다시 연패를 걱정해야 되는 등 17게임에서 2승15패(승률 0.118)였다. SK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가 프로 원년인 1982년 후기리그 40게임에서 5승35패로 프로야구 역대 최하 승률(0.125)를 기록한 전철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최정은 역시 최정이었고 SK는 역시 SK였다. 최정은 26일 두산전부터 3타수 2안타를 날리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27일 두산 2차전서는 볼넷만 4개를 얻어냈고 28일 3차전서는 2루타 2개로 시즌 첫 3타점을 올리며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이어 29일 한화전에서는 21일만에 선제 홈런을 날렸고 30일에는 2타점 동점 2루타를 날렸다. 25일 이후 5게임에서 15타수 7안타(타율 0.467), 홈런 1개, 7타점으로 엄청난 반전을 일궈냈다.
최정의 반등과 함께 SK도 극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3연승. 1할대에 머물던 승률은 6승16패로 2할대 후반 승률(0.273)로 올라섰다. 하지만 아직 꼴찌다. 최정도 급등의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2할에 못미치는 타율(71타수 14안타 타율 0.197)로 여전히 꼴찌에서 2등에 머물고 있다. 언제까지 최정과 SK가 동반 곡선을 그리게 될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쯤되면 'SK의 최정인가? 아니면 최정의 SK인가'라는 말을 들음직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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