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49] 왜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7-29 06:40
지난 3월 NCAA 대학농구 '3월의 광란'에서 로욜라대 농구팀이 16강에 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월 NCAA 대학농구 '3월의 광란'에서 로욜라대 농구팀이 16강에 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선 프로농구(NBA) 못지 않게 대학농구(NCAA) 인기도 만만치않다. 프로농구는 많은 돈을 받는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지만 대학농구는 순수한 열정을 갖고 학교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뛰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NCAA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대회는 매년 3월 열리는 대학농구 토너먼트이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예선전을 통과한 64강이 토너먼트로 벌이는 대회를 일명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고 부른다. 3월 한달 동안 마치 미친 것(Madness) 뜨거운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미국 시골의 무명 대학이 돌풍을 일으키는가 하면 전통의 명문대가 꾸준히 성적을 내며 팬들을 열광케 한다. 원래 ‘3월의 광란’은 미국 전국 대학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싱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인 NCAA 디비전 1 농구 토너먼트이다. 1939년 오리건대가 오하이오대를 꺾고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매년 3월과 4월 사이에 열리는 연례 대회이다. 당초 8개팀에서 출발한 대회는 1951년 16개팀으로 늘어났으며 1975년 32개로 증가했다. 1985년에 현재 방식의 64강전이 됐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너리에 따르면 '3월의 광란'이라는 용어는 1939년 일리노이 고등학교 농구연합회 관계자였던 헨리 5세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그는 협회 발행 잡지에서 일리노이 고등학교 농구연합회가 1908년부터 3월에 집중적으로 개최하는 대회를 ‘3월의 광란’이라 불렀다. 그는 "3월의 광기는 온전함을 보완하고 사회에 기여하며 사회가 평탄하게 유지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썼다. 3년 뒤 ‘3월의 농구 이데스(Basketball Ides of March)"라는 시를 발표하며 "날렵하게 쏘는 진드기가 오늘 밤 왕이다. 3월의 광기는 달린다"라고 썼다.

일리노이 고등학교 농구연합회에서 썼던 ‘3월의 광란’은 1982년 CBS 방송 캐스터 브렌트 머스버거가 대회 기간중 처음으로 전국 방송에서 사용했다. 머스버거는 일리노이주 고교농구대회를 중계하면서 본 자동차 대리점 광고에서 이 용어를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1989년 일리노이 고등학교 농구연합회가 먼저 상표 등록을 한 뒤 NCAA가 1996년 ‘3월의 광란’ 상표권을 놓고 법정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3월의 광란’은 64강부터 출발하는데 16강부터 별도의 타이틀 이름이 붙는다. 16강전은 ‘스위트(Sweet) 16’, 달콤한 16강전이라고 말한다. 8강전은 ‘엘리트(Elite) 8’, 최고의 8강전이라고 부른다. 4강전은 ‘파이널(Final) 4’, 마지막 4강이라고 말한다.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별도의 닉네임을 붙인 것은 뜨거운 토너먼트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경기에서 지면 바로 탈락인 ‘녹다운 시스템’으로 벌어지는 대회 특성 상 강팀들이 맞붙는 16강전부터 팬들의 관심이 많이 쏠린다.

특히 파이널 포는 대학농구 최종 라운드의 별칭이기도 하다. 미국 전역에서 경기를 갖다가 파이널 포는 한 장소에서 경기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파이널 포는 원래 1975년 대학농구 공식 가이드 기사에 처음 등장했다.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의 스포츠기자인 에드 체이는 기사에서 “지난 시즌 토너먼트에서 마퀘트 대학 골든이글스팀이 최종 4팀중 하나였다”고 썼다. 이 문구는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의 마케팅 관계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1978년부터 파이널 포를 대문자를 쓰기 시작했다. NCAA는 이 말을 나중에 상표로 정식 등록했다. 일부 미국고등학교 농구 선수들은 파이널 포가 인디애나의 전설적인 연례 대회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파이널 포는 토너먼트 동부, 남부, 중서부 또는 서부 지역 챔피언들이다. 이들 팀들은 지역 라운드의 개별 장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파이널 4를 위한 대회 장소에서 최종 우승을 겨룬다.

‘3월의 광란’은 ‘빅 댄스(Big Dance)’로 불리기도 한다. 이 말의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3월의 광란 동의어로 쓰인다. NCAA는 2000년 이 문구를 상표로 등록했다.

파이널 포는 NCAA의 등록 상표이기 때문에 미국내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벌어지는 스포츠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이외의 많은 농구 조직체들은 준결승 및 결승전 용어를 파이널 포라는 말로 사용한다. FIBA 아메리칸리그 파이널 포, 유로리그 파이널 포, 챔피언스리그 파이널 포 등이라는 말을 쓴다.

한국대학농구에는 ‘3월의 광란’과 같은 인기있는 대회가 없다. 수년 전부터 대학리그, 홈앤드 어웨이 제도를 운영하다가 현재는 여러 대회를 예선리그와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르고 있다. 미국처럼 많은 농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파이널 포와 같은 대학 대회가 없어 국내 대학농구 인기는 프로농구에 비해 별 인기가 많지 않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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