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48] 왜 쿼터(Quarter)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7-28 07:08
농구에서 쿼터제는 1946년 출범한 NBA 전신인 BAA시절부터 흥행을 위해 시행했다. 사진은 올 NBA챔피언 결정전 밀워커 벅스와 피닉스 선스전에서 아데토쿤보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농구에서 쿼터제는 1946년 출범한 NBA 전신인 BAA시절부터 흥행을 위해 시행했다. 사진은 올 NBA챔피언 결정전 밀워커 벅스와 피닉스 선스전에서 아데토쿤보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처음 농구를 만들었을 때 경기 시간은 전·후반 15분씩으로 총 30분이었다. 최초의 규칙 13개조 가운데 12조는 ‘경기 시간은 전·후반 15분씩으로 하고 중간에 5분간 휴식한다’고 규정했다. 대학 경기를 중심으로 이 규칙을 적용했다가 후에 전·후반 20분 경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빠르고,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 경기 시간은 진화했다. 오늘날 미국프로농구(NBA)는 12분씩 4쿼터로 경기를 갖는다. 한국프로농구(KBL)은 10분씩 4쿼터이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도 10분씩 4쿼터제로 운영한다.

원래 쿼터(Quarter)라는 말은 4분의 1이라는 의미이다. 예를들어 피자를 네 조각으로 잘라서 세 명의 친구들과 나눠 먹으면 각자가 4분의 1씩 먹게 되는데 이를 쿼터라고 말한다. 스포츠에서 쿼터는 피어리드(Period)와 같이 경기 시간을 나눠서 진행할 때 쓴다. 농구에서는 경기시간을 4등분해 한 구간의 시간을 말한다. 쿼터 대신에 피어리드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인터넷 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쿼터라는 말의 어원은 4등분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Quartarius’에 기원을 두고 있다. 도살된 동무을 4등분한다는 의미의 고대 프랑스어 ‘Quartier’를 거쳐 영어로 들어왔다. 13세기 처형된 죄수의 4등분으로 절단된 몸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스포츠에선 1911년 축구에서 쿼터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에서 쿼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6년 출범한 NBA 전신인 BAA(Basketball Association of America)에서였다. BAA는 이전 40분으로 하던 경기시간을 48분으로 늘리고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유는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통해 팬들의 관심을 높혀 상업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BAA가 1949년 창설된 NBA에 합병했지만 쿼터제 등 경기방식은 그대로 이어졌다. 1967년 창설된 ABA(America Basketball Association)도 NBA와 같이 쿼터제를 운영하다가 1976년 NBA에 합병됐다.

쿼터제는 1950년대 TV 중계가 본격화하면서 경제적인 효과를 톡톡히 올리게 했다. TV 중계를 할 때 중계수익은 광고를 통해서 얻게 되는데 전후반 경기를 운영하는 것보다 쿼터제를 이용하면서 더 많은 광고 수입을 올리게 된 것이다. 전후반으로 나눠서 할 때는 하프타임(Half Time) 때만 광고를 내보낼 수 있었으나 쿼터제서는 매 쿼터별 휴식 시간을 활용해 광고를 더 많이 노출할 수 있었다.

KBL을 비롯한 일반 농구 규칙상으로 경기 시간은 4쿼터(Quarter)로 10분씩 운영한다. 1-2쿼터 사이와 3-4쿼터 사이는 2분, 2-3쿼터 사이(하프타임)에는 12분을 쉰다. 4쿼터에서 연장으로 넘어가면 2분 휴식 후 5분동안 진행한다. 중등부는 쿼터당 8분, 초등부는 전후반 각 15분으로 플레이한다. NBA에서는 쉬는 시간은 같지만 쿼터당 시간이 2분씩 더 길어 12분씩 경기를 한다. 4쿼터와 연장 쿼터에서는 종료 2분 전부터는 선수가 코트 안에서 공을 가지고 있는 실경기 시간만을 잰다. NBA서 총 경기 시간은 48분이지만 매 쿼터별 휴식시간과 작전 타임, 경기 중단 시간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1시간 30분 이상 경기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NBA는 이 시간 정도가 관중들이 농구를 즐기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NBA가 쿼터를 12분으로 정한 것은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NBA는 대학 경기 시간이 너무 짧아 유료화하기에 어렵다는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전·후반 보다 12분씩 4개 쿼터를 할 경우 관중들의 관전 시간을 더 늘릴 수 있어 더 많은 이들이 농구 경기를 즐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따라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사실 NBA 선수들은 4쿼터 12분씩으로 경기를 하면서 아마추어 선수들보다 훨씬 힘들고 부상 위험도 높은 게 사실이다. 한 시즌 많은 경기를 하다 보면 아마 선수들보다 경기 수도 많고 출장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면서 피로도가 가중되며 부상을 당한 가능성이 많아진다.

하지만 많은 관중들이 경기를 즐기고 TV 중계가 많아지면서 높은 연봉을 올리는 NBA 선수들은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코트를 누빈다. 프로 선수는 많은 수익과 명성을 얻으려 운전을 많이 하면 사고를 당할 위험성이 높아지는 운전자처럼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도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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