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기대를 많이 하는 선수가 부진하면 팬들은 그가 잘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고 비판한다.
손흥민(토트넘)도 그 중 한명이다. 토트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되자 팬들은 그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손흥민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다.
후반전 막판 공격을 하다 공을 빼앗겨 상대에게 역습을 내줘 실점 위기를 맞자 동료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손흥민의 느슨한 플레이를 지적하며 화를 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네 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너무 약했다. 헛발질도 했다. 총체적인 부진이었다.
그러자 일부 토트넘 팬은 손흥민을 통렬히 비판했다.
한 팬은 토트넘 공식 트위터에 "손흥민은 언제 2020년의 모습으로 돌아올까? 그는 델레 알리로 변하고 있다. 굶주림, 열정, 긴급성은 어디에 있나? 끔찍한 첫 터치, 패스. 결정을 내리는 게 느리다"고 적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에 3점이라는 굴욕적인 평점을 줬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페이스를 벗어났고 정규 시간이 끝날 때 큰 찬스를 놓쳤다. 노마크 기회에서 그는 골키퍼를 향해 똑바로 헤딩슛을 했다. 연장전 전반 막바지에 또 한 번의 큰 기회를 놓쳤다. 그는 좋은 위치에 있었지만 공이 도착했을 때 형편없었다"고 혹평했다.
토트넘 팬 사이트 스퍼스웹도 "최악의 경기였다. 에너지가 있었지만 공은 오늘 그에게서 튕겨져 나가는 것 같았다. 토트넘을 1-0으로 만들 수 있는 두 번의 황금 기회를 놓쳤다. 그의 날이 아니었다"며 손흥민에게 평점 4를 줬다.
손흥민의 경기력을 비판하며 마치 손흥민 때문에 패했다는 뉘앙스를 풍긴 매체들도 있었다.
너무 가혹한 비판으로 들리겠지만 한편으로 이런 비판이 손흥민에게는 약이 될 수 있다.
팬의 지적대로 손흥민의 경기력은 지난 2020년에 비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널뛰기' 경기력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한 경기 잘하면 다음 경기에서는 부진하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체력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일 주일에 두 차례 격전을 벌여야 하는 일정 때문에 지쳐가고 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감독의 전술적인 문제 때문일 수 있고, 미드필드 부재가 원인일 수 있다.
단짝 해리 케인이 부진한 날에는 손흥민도 덩달아 부진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손흥민이 부진하면 케인 역시 부진하다.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가 주무기다.
상대 수비수들이 손흥민에게 공간을 주지 않은 수비를 하면 손흥민이 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다. 공간 수비를 헤치고 나올 만한 개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케인도 마찬가지다.
원인이 무엇이든 윌드클래스 선수라면 이런 어려움들을 다 극복해야 한다.
팬들은 손흥민이 잘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못하면 가차 없이 비판한다.
가혹하게 보이겠지만, 손흥민은 이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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